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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증공방 李·지도부 對 朴 구도로 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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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증공방 李·지도부 對 朴 구도로 재편?

입력
2007.07.01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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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지도부의 검증 공방 중단 요구와 캠프 소속 의원 징계 움직임에 이명박 전 시장측은 환영 의사를 밝혔지만 박근혜 전 대표측은 강력 반발, 검증 공방이 이 전 시장과 당 지도부 대 박 전 대표 간 대결 구도로 재편되고 있다. 양측의 사활을 건 검증 공방에 당 지도부까지 개입된 양상이어서 대선후보 경선전에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

이 전 시장은 이날 용산 전쟁 기념관을 방문한 자리에서 당 지도부의 검증 공방 중단 요구에 대해 “당이 질서를 잡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박 전 대표측 홍사덕 선대위원장은 기자간담회를 갖고 “언론에 보도된 후보의 흠이나 얼룩에 대해 반드시 국민이 알아야 할 부분은 말하겠다”며 당 지도부의 당부를 사실상 거부했다.

박 전 대표측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당 윤리위는 29일 이 전 시장 캠프의 정두언 의원과, 박 전 대표 캠프의 곽성문 의원을 해당 행위자로 인정하고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

■ 李측 "朴이 NO네거티브 지시를"

이명박 전 서울시장측은 29일 당 지도부의 과열 경쟁 경고 방침을 적극 환영하며 박근혜 전 대표측을 향해 검증 공세 중단을 압박했다. 박 전 대표가 직접 측근들에게 ‘NO 네거티브’를 지시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당 지도부와 보조를 맞추며 검증 국면의 물줄기를 정책 경선으로 돌리기 위한 것이다.

이 전 시장측 박희태 선대위원장은 이날 오찬 기자간담회를 갖고 “우리가 검증을 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다”며 “이 전 시장을 철저히 발가벗겨 검증을 하되 모든 검증은 당의 방침에 따라 검증위를 통해 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언론에 보도된 의혹 등 검증할 게 있으면 검증위에 자료를 제출하면 되는데 왜 이것을 언론에 흘려 맨날 싸우는 것처럼 하느냐”며 “원칙을 깨서는 안 된다”고 박 전 대표측에 검증 공세 중단을 촉구했다.

박 전 대표측 핵심 인사가 이 전 시장에게 ‘전과 14범’이라고 한 데 대해서도 박 위원장은 “진짜 범죄자에게도 그렇게 말하면 인격 모독이다. 같은 당 경선후보에게 그런 인신공격을 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박 위원장은 또“우리는 경선이 끝나면 손잡아야 할 동지이자 같은 식구다. 제발 싸우지 말자”며 “앞으로 정책으로 경쟁하고 우리의 좋은 점을 국민 앞에 보여줘 경선이 장기자랑 대회가 되도록 만들자”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그러면서 중국 위나라 시절 ‘칠보시(七步詩)’고사를 인용했다. 칠보시 고사란 조조의 맏아들 조비가 미워하던 동생 조식에게 “일곱 걸음 내에 시를 짓지 못하면 중벌에 처하겠다”고 하자 조식이 골육상쟁을 한탄하는 시를 지어 서로 화해했다는 내용이다. 박 위원장은 “칠보시는 콩대와 콩이 같은 뿌리에서 나왔는데 불화하는 것을 한탄하는 내용”이라며 “박 전 대표측이 이 칠보시를 한번 읽어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측은 당 지도부의 네거티브 제재 방침에 박 전 대표측이 반발하는 데 대해서도 “싸우지 말자는 것에 승복할 수 없다는 것은 이해 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장광근 대변인은 “이제 박 전 대표가 ‘NO 네거티브’ 동참을 결단할 때”라고 강조했다.

박형준 대변인은 “심도 있는 정책 검증을 위해 양자 간 1 대 1 집중토론을 하자”고 박 전 대표측에 제안했다. 그는 “우리는 남은 경선 일정을 정책으로 시작해 정책으로 끝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 朴측 "지도부, 이명박구하기 급급"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측은 이날 당 지도부의 검증 공방 중단 요구에 대해 “국민의 눈과 귀를 막자는 것이냐”고 반발했다. “당 지도부의 제재가 시시비비는 따지지 않고 기계적 균형만 맞추려 한다”는 불만도 터뜨렸다.

홍사덕 선대위원장은 긴급 기자 간담회를 갖고 “검증 무력화를 용납하지 않겠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그는 “이번 경선은 당내 경선보다는 국민 참여 경선 측면이 더 중요하다”며 “국민의 알권리는 보장돼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도 언론에 보도된 여러 사실에 대해 진실 여부 등은 반드시 짚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홍 위원장은 또 “이 전 시장 측이 정부 여당과 우리의 정보 공유설 또는 유통 공유설, 나중에는 킴노박(김정일_노무현_박근혜) 주도설로 우리를 모략해 왔다”며 “(당 지도부가) 이런 일을 준열히 나무라지 않고 곁가지를 붙잡고 온갖 얘기를 하는 것은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와 함께 “이명박 전 시장의 처남(김재정씨) 재산 보유상태를 알지 못하고서는 본선에서 큰 낭패를 볼 게 틀림 없다”면서 “당 검증위가 요구하고 있는 이 전 시장 처남의 부동산 등 재산 실태 보고서를 제출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종합상황실장인 최경환 의원도 “언론이 제기한 문제에 대해 해명하라고 하는 것이 어떻게 네거티브냐”며 “경선 과열에 대한 지도부의 우려는 이해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이 전 시장 구하기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재원 대변인도 “우리 캠프에서 문제를 제기한 분들은 모두 언론에 제기된 것을 갖고 해명을 하라고 한 것”이라며 “그것을 킴노박 연계설처럼 징계하겠다고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이혜훈 대변인도 “일반 국민도 궁금해 하는 것을 국회의원이 대신 묻는데 그걸 못하게 하면 어떻게 하느냐”며 “당이 그런 것까지 징계 대상에 넣는다면 특정 경선후보의 허물을 덮어 주려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한편 박 전 대표는 이날 경기도당에서 당원 간담회를 갖고 “이제 마지막 승리를 앞두고 있다”며 “구십구길 우물을 파다가 한 길을 못 파면 우물을 버린다. 마지막 한 길이 남은 시기가 지금”이라고 당원들을 독려했다. 그는 “여러분이 저를 믿고, 제가 여러분을 믿고 하나가 돼 나간다면 반드시 승리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동훈 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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