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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반환 10주년 일국양제의 빛과 그림자/ <中> 다시 빛 발하는 동방의 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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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반환 10주년 일국양제의 빛과 그림자/ <中> 다시 빛 발하는 동방의 진주

입력
2007.07.01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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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의 진주가 빛을 잃었다고 생각하면 큰 착각이다. 홍콩이 1997년 홍콩 반환 이후 사회주의에 감염되기라도 한듯 거의 매년 마이너스 성장의 나락에 빠지면서 홍콩의 시대는 갔다고 단언한 사람이 많았다. 그러나 홍콩은 2004년부터 벌떡 일어나 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중국에 안긴 지 10년이 된 지금, 홍콩은 옛 명성을 충분히 회복했다.

홍콩 반환 직전 324만 달러에 매입한 홍콩 한국 총영사 관저의 현 시세는 2,500만 달러이다. 앞서 86년 428만 달러에 산 홍콩 총영사관 사무실은 2,700만 달러이다. 2001년부터 3년 동안 마이너스 성장을 하며 휘청거리던 홍콩 경제가 2004년 회복되면서 부동산 가격도 덩달아 급등한 것이다.

사무실 임대료도 같은 수준으로 올랐다. 가수요가 별 없는 홍콩 부동산 시장이 한국과 달리 경기흐름과 비슷하게 움직이는 점을 감안하면 4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홍콩의 호황을 능히 짐작할 수 있다.

홍콩에서 만난 경제계 인사들은 홍콩 경제를 묻는 질문을 던질 때마다 매우 좋다는 의미의 ‘페이창 하오’(非常好)를 연발한다. 까오롱(九龍)에서 사업하는 피터 록(41)씨는 중국 경제와 완벽하게 통합된 후 홍콩은 날개를 달았다고 말했다. 97년 반환직후 아시아 외환위기로 항셍지수가 18,000에서 6,000으로 곤두박질치고, 사스(SARS) 파동으로 홍콩 전체가 꽁꽁 얼어붙었던 악몽은 이제 아련한 추억이 됐다.

홍콩은 활로를 중국 경제와의 원활한 결합과 금융중심지로서의 홍콩의 역할 강화란 두 가지 측면에서 찾았다. 궈궈촨 홍콩 재정사 경제고문은 “홍콩에 좋은 것이 중국에도 좋고, 중국에 좋은 것이 홍콩에도 좋은 상황이 전개됐다”고 말했다.

사스 파동이후 홍콩의 사회 안정마저 균열이 생기자 홍콩과 중국은 자유무역협정(CEPA)을 체결해 홍콩기업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 덕에 중국 기업들은 홍콩 증시에 주식을 상장해 양질의 자금을 조달하고 국제 신인도도 높일 수 있었고, 홍콩 역시 아시아 최고의 금융허브로 재도약하기 시작했다.

홍콩 증시의 시가총액은 반환 이후 10년 동안 무려 4배 이상 커졌다. 공상은행 등 중국의 대형 기관들이 대거 홍콩 증시를 통해 상장되면서 홍콩과 중국이 상생하게 된 것이다. 이와함께 홍콩 관광이 자유화되면서 1,360만명(2006년)에 달하는 중국인이 홍콩을 방문해 돈을 쓰고 갔다.

여기에 홍콩 특유의 강점이 결합, 경제 성장의 가속도는 증가했다. 담배와 술을 제외한 모든 상품에 세금이 없고, 무역에 어떠한 제약이 없으며, 자유로운 화폐 유통을 보장하는 홍콩 특유의 비즈니스 기반이 큰 몫을 했다. 또 고용주 위주의 노동시장 유연성도 외국자본에게는 커다란 매력으로 작용했다.

금융허브로서의 홍콩의 역할에 관해서는 긍정적인 시각이 많다. 애널리스트 콴호이청은 “중국은 홍콩을 경제성장의 자금줄로 여기고 있다”며 “당분간 이 같은 홍콩의 돈줄 역할은 계속 확대될 전망이어서 앞으로 10년간 전혀 문제가 없다”고 호언했다.

홍콩에게 도전이 없는 것은 아니다. 아직은 큰 격차가 있지만 금융허브를 지향하는 상하이(上海), 물동량에서 홍콩의 1등 지위를 빼앗는 선전 등 중국 대도시와의 경쟁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반환직후 싱가포르 등으로 아시아 지역본부를 옮겼던 굴지의 다국적 회사들과 금융사들이 홍콩으로 돌아오면서 금융허브로서의 홍콩의 지위가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란 낙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홍콩=이영섭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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