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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종합토론회/ 달라진 이명박, 적극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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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종합토론회/ 달라진 이명박, 적극 공격

입력
2007.06.29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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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경선후보 5명이 28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벌인 4번째 정책비전대회 토론회에서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 간 뜨거운 설전이 단연 화두였다. 두 후보는 마지막 종합토론임을 감안한 듯 서로 한치도 물러서지 않는 공방전을 계속했다. 특히 이 전 시장은 지난 3차례 토론에서 보인 모습과 달리 공격적인 자세로 일관해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이,박의 양보 없는 설전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는 각각 자신에게 주어진 12분 간의 상호토론 시간 전부를 상대방을 향한 질문에 할애했다. 그만큼 공방이 뜨거웠다. 이 전 시장이 박 전 대표에게 “한반도대운하를 반대한다면 어떻게 낙동강 수질 오염을 해결하겠나”고 공격적 질문을 던지면서 불은 붙었다. 박 전 대표가 “운하가 수질을 개선한다는 것은 정말 이해할 수 없다”고 하자 이 전 시장은 “그러니까 어떻게 하겠다는 것이냐”고 재차 대안을 재촉했다. 박 전 대표가 즉답을 하지 않자 이 전 시장은 “방법이 없구만요”라고 몰아붙였다.

두 사람의 공방은 끝이 없었다. 이 전 시장이 “박정희 대통령이 살아 있었다면 대운하를 찬성했을 것”이라고 하자 박 전 대표는 “아버지 시절에도 운하를 검토했다 폐기했고, 김영삼 대통령 시절에도 그랬다”고 맞섰다. 이 전 시장이 “박 전 대표가 인터넷에서 저를 모함하려고 나온 자료를 갖고 공격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하자, 박 전 대표는 “중요한 정책을 국민에게 설명하고 설득하면 되지 그것을 모함이라고 받아들이면 되느냐”고 반박했다. 이 전 시장이 “박 전 대표가 운하에 대해 ‘소설 같고, 말도 안 되는 소리 한다’고 하면 안 된다”고 하자 박 전 대표는 “문제 있다고 했지 제가 언제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느냐”고 쏘아붙였다. 이 전 시장은 “박 전대표측 사람을 저에게 보내주면 운하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겠다”고도 했다.

박 전 대표의 고교평준화 16개 시ㆍ도별 투표 결정 공약에 대해서도 공방은 거셌다. “투표에 맡기면 모두 획일적으로 평준화로 결정돼 버린다”는 이 전 시장의 지적에 박 전 대표는 “투표에 부치는 권한을 시ㆍ도에 주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말씀과 공약집에 나온 내용이 다르다”고 이 전 시장이 공격한 데 대해 박 전 대표는 “잘 이해를 못하시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확 달라진 이, 큰 변화 없는 박

이 전 시장은 이날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박 전 대표뿐 아니라 다른 후보에게도 공세적인 태도였다. 이 전 시장은 모두 발언에서부터 “정치권에 들어오니 이제는 전과 14범이라는 얘기까지 듣게 됐지만 흑색 선전에 결코 굴하지 않겠다”고 단호한 자세를 보였다. 고진화 의원을 향해서는 “꼭 열린우리당 후보가 질문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홍준표 의원이 질문을 길게 하자 이 전 시장은 “답변 할 시간이 없다. 질문을 짧게 해 달라”고 했다. 이 전 시장은 토론 내내 단호한 어투와 표정을 보였고, 손짓 등 제스처에도 한층 힘이 들어가 있었다.

반면 박 전 대표는 지난 토론회와 비교해 크게 달라진 것이 없었다. 캠프 참모들이 표정이나 어투를 순화해 부드러움을 보완하는 게 좋겠다고 조언했으나 박 전 대표가 “하던 대로 하는 게 좋겠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감초 역할 마이너 후보들

‘마이너 후보’들의 역할은 비교적 두드러졌다. ‘빅2’ 후보와 대립각을 세우는가 하면, 재치 있는 답변으로 경직된 분위기를 누그러뜨리기도 했다.

첨병으로 홍준표 의원이 나섰다. 홍 의원은 “이 전 시장이 한나라당 후보가 되면 검증 문제가 대통령 선거일까지 갈 것이고, 박 전 대표가 후보가 되면 ‘민주 대 반민주’구도로 갈 것”이라고 공격했다. 그는 이 전 시장의 지지율 하락 추세와 박 전 대표의 지지율 고착 상황을 보여주는 그래픽까지 들이댔다.

홍 의원은 이 전 시장이 “홍 의원도 2005년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대운하에 찬성하지 않았느냐”고 공격하자 “당시에는 내가 아마 시장 해보려고 이 전 시장에게 잘 보이려고 했을 것”이라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원 의원은 이 전 시장의 위장 전입 의혹을 거론하며 자질론을 꺼내 비판했으며, 고진화 의원은 박 전 대표를 향해 “과거사 극복에 대한 생각은 무엇이냐”고 날을 세웠다.

한편 이날도 이 전 시장측과 박 전 대표측 지지자 3,000여명은 토론회장 안팎에서 연호를 하며 세 대결을 벌였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김지성기자 j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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