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의 펀드 투자자들을 보면서 안타까운 점 중 하나는 그들이 자신의 권리를 충분히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투자자들은 펀드에 가입할 때 적지 않은 수수료를 낸다. 이 가운데 30~40%는 자산운용사가 고객의 돈을 대신 굴려주는 대가로 받아가지만, 나머지는 은행이나 증권사 등 판매회사가 챙기는 이른바 판매보수(수수료)다. 게다가 이 판매보수는 처음 펀드에 들 때는 물론, 투자기간에 따라 일정비율로 꾸준히 계좌에서 빠져나간다.
그런데도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이처럼 판매보수를 낸 데 따른 합당한 서비스를 받으려고 하지 않는다. 물론 큰 책임은 고객에게 충분하고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판매사에 있다. 하지만 투자자 역시 자신이 낸 만큼 돌려 받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투자자가 판매사에 요구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서비스는 재무설계나 투자전략과 관련된 부분이다. 하지만 무엇을 물어봐야 할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으므로, 판매사 직원을 만날 때는 몇 가지 내용은 미리 챙겨두어야 한다.
투자상담이 유익하려면, 투자자는 우선 자신의 투자목적, 기간과 가능한 투자금액 등 개략적인 계획을 세워두어야 한다. 다음으로는 그 같은 계획을 상담원에게 자세히 설명하고 자신에게 어울리는 상품을 골라달라고 요구해야 한다. 추천 받은 펀드에 대해서는 어떤 곳에 투자하는지, 운용스타일은 어떠한지 등을 꼼꼼히 물어보고 끝으로 자신의 투자계획과 어떤 면에서 부합되는지를 점검해야 한다. 또 주식시장의 흐름에 따라 어떠한 결과가 나타날 수 있는지도 물어보아야 한다.
주의할 점도 있다. 대부분의 판매사는 최근 수익률이 좋았던 펀드 위주로 상품을 권하곤 한다. 이럴 때는 반드시 펀드가 충분한 운용이력을 갖추고 있는지, 수익률의 기복은 없었는지, 같은 기간 동안 동일 유형 펀드의 평균수익률은 어떠했는지를 점검해야 한다.
애프터서비스도 꼭 챙겨야 할 부분이다. 펀드를 가입한 이후에는 최소한 6개월마다 그간의 성과를 점검하고 향후의 투자비중을 조정해야 한다. 이때 수익률이 좋지 않다면, 판매사 직원에게 왜 그러한 결과가 나왔는지를 물어보며 환매 또는 보유여부에 대한 조언을 구하는 것이 좋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펀드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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