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짝 쿵짝….” 귀청이 떨어져라 울리는 스피커 아래서 음악에 취한 건지 술에 취한 건지 정신이 없다. 현란한 조명의 답답한 실내 공간은 자욱한 담배연기로 눈과 코를 마비시키고 있었다. 내 몸을 내가 움직이는 건지 아님 많은 인파에 휩쓸려 함께 덤으로 흔들리고 있는 건지 정신도 반쯤 나가 있는 상태.
몇 년 만에 찾은 홍익대학교 앞 C클럽. 주말 밤을 불사르고자 나선 청춘들로 북새통을 이루는 곳. 자정이 넘어서자 더욱 많은 사람들로 공간은 터져 나갈 듯 꽉 찼다. 슬슬 산소도 모자라고 시야도 흐려지는데 이럴 때는 천장에서 방독면이라도 하나씩 떨어졌으면 하는 엉뚱한 상상을 하게 된다.
몸은 음악에 맡기고 시선은 공간에 맡긴다. 얼마나 그렇게 흔들고 또 흔들었을까! 갑자기 친구 녀석이 귀에다 대고 소리 지른다. “용! 목마르지 않냐? 한 타임 쉬고 칵테일이나 한 잔 하자.” 순간 목이 칼칼하고 마르기 시작했다.
바로 자리를 옮겨 시원한 칵테일 한잔씩을 들이킨 후 다시 정신없이 음악에 몸을 맡겼다. 얼마만의 일상탈출인지 모른다. 이곳에 있는 청춘들을 보고 있자니 나 역시 좀 더 젊어지는 것 같다. 가끔씩 묘하게 마주치는 시선에 짜릿해 하고 힐끔 나를 쳐다보는 몇몇의 시선을 즐긴다. 이런 맛에 클럽을 찾는 걸까! 그 동안 쌓인 스트레스가 조금은 풀어지는 듯하다.
그런데 스치는 시선들 사이로 잠깐의 긴 여운이 느껴졌다. 그 쪽으로 한참을 쳐다보는데 씩 웃는 그녀의 미소. ‘누구지…낯이 익은데…앗!’
“여…여기는 어떻게? 정말 반갑다.”
“오빠도 오랜만이야! 더 멋있어 졌는데!”
사귀던 그녀와 이별을 한지 몇 개월이 지나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다시 만나게 되다니 이런 것이 운명인가 싶었다. 혹이라도 다시 그녀를 만나게 되면 어색할 것 같았던 막연한 생각도 잠시. 우린 그녀의 친구와 함께 몇 시간을 더 클럽에서 함께 했다.
우리는 새벽이 돼서야 클럽을 나왔고 그녀가 잠깐 할 이야기가 있다기에 조용한 공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잠깐의 침묵 뒤 그녀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오빠! 근데 나랑 다시 만날 생각 없어? 나 솔직히 헤어지고 나서 많이 후회했었는데….” “어…나도, 뭐…이렇게 보니 처음처럼 새롭기도 하고. 진짜 우리 운명인가보다! 하하!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진짜 신기하다 그렇지?”
“사실은 홍대 입구부터 우연히 오빠를 보고 깜짝 놀라서 다른데 가자던 친구 붙잡고 그냥 무작정 따라 왔어.”
그랬구나.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사랑은 운명보다는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보이지 않는 운명을 바라는 것보다는 내가 선택한 사랑이 더 소중한 것이라는 교훈. 벌써 3개월 전의 그 뜨거운 클럽이 아니었더라면 그녀를 다시 만날 수 있었을까.
클럽이나 지하 공간 등의 공기가 좋지 않은 곳에서는 쉽게 눈이 침침하고 목이 칼칼해진다. 이럴 때는 싱싱한 자두를 충분히 섭취하면 눈과 목의 피로에 많은 도움이 된다. 자두는 각종 미네랄과 비타민이 풍부하고 붉은 색소에 항산화 물질인 ‘안토시아닌’ 성분이 들어 있어 눈의 영양을 보충해 줘 건조한 눈과 목 등을 시원하게 정화해주는 효과가 있다.
자두 5개, 설탕시럽 1컵, 레드와인 1/2병
1. 자두는 모양을 살려 껍질을 잘 벗겨 둔다.
2. 볼에 설탕시럽과 와인을 넣어 잘 섞는다.
3. 냄비에 2의 와인시럽과 1의 자두를 넣고 약한 불에서 20분간 잘 졸여준다.
4. 3의 자두와 와인시럽을 볼에 담아 식힌 후 냉장실에 넣어 차게 해 낸다.
글ㆍ사진 박용일 푸드스타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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