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국내 증시의 고공비행은 중국 성장의 수혜주가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상 최고의 경제 호황에 힘입어 중국 증시의 상하이종합지수가 연초 대비 50% 가까이 급등하면서 국내 증시에서도 대 중국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의 주가가 강세를 보인 것이다.
28일 증권선물거래소가 올들어 지난 27일까지 코스피시장의 업종별 지수 상승률을 집계한 결과, 기계업종이 67.04%로 수위를 차지한 것을 비롯해 운수장비(65.70%) 운수창고(50.99%) 화학(42.56%) 철강금속(41.65%) 건설(34.39%) 등 중국 성장의 수혜업종이 상위권을 휩쓸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중국 관련 업종인 금속과 비금속이 각각 91.08%, 73.83%로 업종지수 상승률 1, 2위를 차지했다.
업체별 주가 상승률에서도 중국 관련주의 강세는 두드러졌다. 중국에 건축 단열재, 페인트, 고무접착제, 자동차시트 등을 만드는 폴리우레탄의 원료인 TDI를 수출하는 화인케미칼은 올들어 27일까지 488.06% 급등, 코스피 상장사 가운데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이밖에 중국 수혜주로 분류되는 대양금속(425.17%) STX(204.14%) STX조선(197.44%) 케이아이씨(185.25%) C&상선(181.82%) 현대중공업(166.67%) 등도 상위 2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상당수 증시 전문가들은 중국 관련주의 이 같은 거침 없는 상승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최근 보고서에서 향후 2년간 중국 경제가 10%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등, 중국 경제가 당분간 고도성장을 이어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정보파트장은 “중국 관련주의 주가이익비율(PER)이 다소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수주 호조에 따른 향후 실적 개선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라며 “단기적인 부침은 있겠지만, 중국 경제가 순항을 계속하는 한 이들 기업의 주가도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중국 관련주가 펀더멘털에 비해 주가가 과도하게 올랐다는 지적도 있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조선, 철강 등 중국 관련주가 상반기 시장을 주도했지만, 주가 수준에 대한 부담이 높아진 탓에 하반기에는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금융, 정보기술(IT)주에게 주도주 자리를 내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전성철 기자 for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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