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층 여성이 같은 연령층 남성에 비해 신체와 정신 모두 건강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노년 여성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건강 관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분당서울대병원 노인보건연구단은 2005년 8월부터 2006년 9월까지 성남시 거주 65세 이상 노인 1,000명(남 441, 여 559)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여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 ▦신체적 기능 ▦사회적 기능 ▦전반적 건강 ▦정신건강 등 8가지 범주로 구분해 점수를 매긴 결과 모든 범주에서 여성의 건강수준이 남성보다 낮았다.
특히 신체적 기능에서 남성은 65.99점인데 반해 여성은 44.08로 8개 범주 중 가장 큰 21.91점의 격차를 보였다. 신체 통증도 남성 71.49, 여성 52.88로 18.61점 차이가 났다. 세번째로 격차가 큰 것은 신체적 문제로 인한 역할 제한으로 남성에 비해 여성이 16.37점 낮았다.
이석범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교수는 노년층 여성이 남성에 비해 낮은 건강수준을 보이는 가장 큰 이유를 “치매, 우울장애, 관절염 등 노년층에 흔한 만성질환이 여성에게 더 많기 때문이다”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치매, 우울증, 무릎관절염, 대사증후군, 비만 등 주요 만성질환 발병률을 조사한 결과 모든 질환에서 노인 여성의 발병 비율이 더 높았다. 여성 노인에서 치매는 2.76배, 우울증 2.16, 대사증후군 2.14, 무릎관절염 1.6, 비만 1.41배 각각 높았다.
치매와 우울증 발생률이 남성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것은 정신ㆍ사회적 스트레스가 남성보다 많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노년층 여성은 폐경 후 여성 호르몬 분비의 현저한 감소에 따른 폐경기 증후군을 경험하는데다 가정 안에서만 생활하면서 시부모를 공양하고, 자녀를 키우는 등 자신의 개인적 생활을 희생하며 살아온 세대라는 게 그 주된 이유다.
이 교수는 “노년기 여성은 만성질환을 가능한 조기에 발견할 수 있도록 신체 및 정신 건강에 대한 정기적인 건강검진에 무엇보다 신경을 써야 한다”며 “이미 진단받은 만성질환에 대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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