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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아름다운 약속 - 열번째 소개팅서 만난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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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아름다운 약속 - 열번째 소개팅서 만난 그녀

입력
2007.06.29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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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세규(31ㆍ에델만 코리아 과장) · 조희경(29ㆍ신세계인터내셔널 MD)

“진짜 예뻐야 해. 귀엽거나 착한 거 말고, 진짜 예쁜 사람!”

2004년 가을 어느 날 걸려온 소개팅 제안 전화를 받은 저의 첫마디는 이랬습니다. 신출내기 기자 시절 동갑이라고 살갑게 대해줬던 홍보 담당자가 1년 만에 전화해 다짜고짜 “한 번 믿어봐. 의심은 많아서…”라며 소개팅을 제안한 때 였지요. 소개팅이라는 게 인위적인 만남이라는 점에서 탐탁치 않기도 했고 이전의 아홉 번의 소개팅에서 ‘착하고 귀여워서 나름 (주관적으로)예쁘다’는 사람만 만났던 까닭에 저는 미모에 특히 방점을 찍어가며 툴툴거린 것이지요.

“그래, 속는 셈치고 한 번 더 해보자. 뭐 열 번 중에 한 번은 괜찮은 사람이 나오겠지.

그런 불량한(?) 마음 가짐으로 나간 소개팅이었지만 정말 저는 그 열 번째 만남에서 평생의 반려자를 만났습니다. 남들이 흔히 말하는 ‘첫 눈에 반한’ 경우는 아니지만 첫 대면 순간부터 정말 이상하게도 ‘이 사람과는 인연이 있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아내는 그런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녀는 그저 저를 본 순간, ‘앗! 정말 동그라네’라고 생각했을 뿐이랍니다.

하지만 저는 ‘인연’이라고 믿어서인지 제 아내와 여러 면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주일이면 함께 같은 교회를 다녔고, 음악 듣는 것을 좋아해 라이브 콘서트도 함께 즐겼습니다. 그녀가 좋아하는 ‘브라운 아이드 소울’이나 ‘박정현’ 콘서트 티켓을 어떻게 해서든 구하기 위해 모든 인맥을 동원해야 했던 기억도 새삼 떠오릅니다.

데이트 첫 일 년은 그렇게 순조로웠지만 그녀에게 많은 신상에 변화가 생기면서 저희에게도 힘든 시기가 찾아왔습니다. 그녀의 부모님은 사업 때문에 중국으로 떠나셨고 그녀 역시 직장을 옮겼어요.

외로운 그녀를 위해 저는 또 다시 제 인맥(?)을 동원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제 가족과 친해지도록 한 거죠. 첫 번째 선수는 사촌 동생과 친형. 제게 사촌 동생은 친형제 만큼 가까웠기에 금세 그녀의 팬이 됐습니다. 그러다 보니 그녀는 그 때까지 저와는 맺지도 않았던 온라인 상의 ‘일촌’ 관계를 사촌 동생 녀석과 맺더군요.

다음 타깃은 연세가 아흔이 넘으신 할머니. 교회에 다니는 것을 최우선 조건으로 삼고 계신 할머니께 교회에서 주일교사를 하던 여자친구는 ‘복덩어리’였습니다. 오히려 부모님으로부터 할머니를 전략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까지 받을 정도였으니까요.

그렇게 그녀는 저희 가족의 일원이 되어 갔고 자연스럽게 결혼 승낙까지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기자와 홍보 담당자라는 특별한 ‘인연’이 만들어준 또 다른 ‘인연’인 그녀와 저의 만남. 그렇기에 다른 소개팅과 달리 자연스러웠고 또 그 인연을 지켜가고 싶었던 마음이 간절해 결혼이라는 목적지에도 어렵지 않게 다다를 수 있었던 듯합니다. 저와 제 아내를 연결시켜준, 그리고 옆에서 지켜주고 도와줬던 모든 저의 인연들에게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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