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서울시장 캠프의 좌장격인 이재오 최고위원과 박근혜 전 대표 선거대책부위원장인 이규택 의원이 27일 한나라당 회의석상에서 한 판 전쟁을 벌였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비공개로 열린 당지도부ㆍ최고위원ㆍ중진 연석회의에서 강재섭 대표는 박 전 대표측의 26일 ㈜다스 의혹 제기에 대해 “소주잔 부딪치며 화합한 다음날 할 일이냐”며 “검증 공방이 한계에 도달하면 준엄한 결정을 하겠다”고 말했다. 제명 탈당 등 중징계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었다.
그러자 이재오 최고위원이 “나는 (박근혜 관련) 자료가 없겠냐. 유신 시절과 복당 과정에서의 돈 문제 관련 (언론 보도) 자료도 있지만 강 대표 말대로 검증위에서 이야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이 의원은 “당 지도부 모두 중립인데 당신만 독불장군이야. 최고위원을 그만두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 의원은 24일 이 최고위원이 한나라당 당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명박 필승론’을 주장한 것을 문제 삼으며 “분열과 대립을 조장한 부적절한 처사였다. 소금이라도 뿌려야 될 지경”이라고 공격하며 이 최고위원을 당 윤리위에 제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이 최고위원은 “정 그렇다면 최고위원을 그만두고 이 전 시장 총괄본부장을 하겠다. 그리고 박 전 대표 것 모조리 까발리겠다”고 응수했다. 한 참석자는 “이 최고위원이 (박 전 대표와 연관된) 차떼기 관련 자료도 갖고 있지만 지금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는 얘기도 했다”고 전했다.
고성까지 오간 설전은 이상득 국회부의장 등이 “이제 그만하라”고 말려 진정됐다. 논쟁은 곧 이어 열린 박 전 대표 캠프측 선대위 회의에서 이 의원이 공개해 외부에 알려졌다.
이태희 기자 goodnew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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