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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원의 삶과 경영이야기] '1등 기업문화 만들기'백두대간 종주로 레츠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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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원의 삶과 경영이야기] '1등 기업문화 만들기'백두대간 종주로 레츠 고!

입력
2007.06.28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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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모두들 불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군대도 아니고 회사에서 왜 그 힘든 훈련을 하느냐는 불만과 불평도 적지 않았다. 전문 산악인도 쉽지 않은데, 40~50대 간부와 여직원들에게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나는 꼭 해야 하는 이유가 있었기에 타협하지 않았다. 그러자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도망가려는 직원이 생겨났다. 그래서 의사 진단서를 받아오기 전에는 불참을 용인하지 않기로 했다. 퇴로를 스스로 닫는, 말 그대로 배수진을 치고 시작한 1등 기업문화 만들기 프로젝트였던 것이다. 2004년 직원들과 함께 백두대간 종주를 시작할 당시의 회사 정황이다.

백두대간은 한반도 등뼈를 이루는, 즉 백두산에서 지리산에 이르는 산줄기를 말하며 그 길이는 1,800㎞에 달한다. 나는 남한에서 종주가 가능한 250여㎞를 선택해 전 직원이 종주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2004년부터 매년 2박3일씩 6년간에 걸친 대장정이다.

첫해는 지리산 21㎞ 종주(노고단-형제봉-세석-장터목-천왕봉)였고, 2005년에는 덕유산 38㎞(육십령-덕유산 서봉-백암봉-삼봉산), 지난해에는 속리산 20㎞(갈령-형제봉-천왕봉-문장대)를 봄에, 소백산 49㎞(고항치-죽령-소백산-고치령-마구령)를 가을에 끊었다. 올해에도 8월 하순 태백산 39㎞를 종주할 계획이다. 그리고 내년에 오대산 34㎞, 후년 설악산 42㎞를 마치면 대장정이 끝난다. 그러나 우리는 내친김에 2010년 백두산 등반을 끝으로 제1차 백두대간 종주를 마무리할 작정이다.

2박3일 동안 하루 10~20㎞를 꼬박 걸어 험준한 능선을 탄다는 건 등산을 많이 한 사람도 힘든 일이다. 그것도 등산로가 없는 난코스를 헤쳐가기 일쑤고, 점심은 간이식량으로 때우고 밤에는 텐트 속 칼잠을 자야 하는 악조건이다. 산악훈련에 가까운 고강도 등반이다.(취재하겠다며 따라왔던 젊은 기자들이 도중에서 탈락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처음 종주를 시작할 당시 코리안리에는 북한산도 안 가본 직원이 태반이었다. 3분의1은 못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먼저 산악등반을 지도하는 전문업체의 도움을 받아 전 직원이 양평 유명산에서 2박3일간 극기훈련을 받았다. 그리고 첫해 지리산으로 간 것이다. 전 직원을 40명씩 5개조로 나눠 매주 한 조씩 지리산으로 내려갔다. 각 조마다 업체에서 파견된 전문 산악요원 6~7명이 따라붙어 선두에서 길을 트고, 후미에서 간부 및 여직원들을 돌보며 2박3일을 함께 했다. 텐트는 산악요원들이 날랐지만 식량과 식수, 옷가지 등은 각 자 배낭에 넣어 메고 가야했다. 첫해 지리산 종주 때에는 중도 탈락자가 적지 않게 나왔다.

그러나 지리산 종주를 마치자 회사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특히 개인주의가 강했던 신세대 직원들의 태도가 눈에 띄게 달라졌다. 한계상황을 겪으면서 은근과 끈기를 배우고, 동료들과 고통을 나누며 협동의 중요성을 체득한 것이다. 각 부서별 직원을 각 조에 골고루 분산 배치한 결과, 부서 간 장벽을 허무는 효과도 얻을 수 있었다.

덕유산 종주에 이어 속리산 및 소백산 종주를 마치자 회사분위기는 몰라보게 개선됐다. 백두대간 하면 손사래를 치며 물러서던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했고, 중도 탈락자도 거의 없을 정도로 산 타는 솜씨가 좋아졌다. 종주에 앞서 연습 겸 삼삼오오 산을 찾는 직원도 볼 수 있었다. 직원들의 정신력과 팀워크를 강화하여 글로벌 경쟁에서 앞서가는 강인한 조직을 만들겠다는 내 생각이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백두대간 종주가 본궤도에 오르자 직원들 사이에는 다른 사람들이 하지 못하는 일을 한다는 자긍심이 확산됐다. 산에서 동고동락하며 형성된 끈끈한 동료애가 업무실적에 반영되기 시작했다. 지난해 직원 1인당 생산성이 9년전 보다 3.6배 늘어나고, 1인당 매출(수입보험료)은 128억원, 1인당 당기순익은 2.8억원으로 국내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이 그냥 된 게 아니다. 강한 조직은 결코 책상에서 회의와 지시로 만들어지지 않는 법이다. 건강한 정신은 건강한 육체에서 비롯된다고 하지 않던가.

코리안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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