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이 한국의 자연으로는 처음으로 유네스코가 지정하는 세계유산이 됐다.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열리고 있는 유네스코 제31차 세계유산위원회 총회는 27일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을 세계자연유산 목록에 추가하기로 결정했다.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은 한라산 천연보호구역, 성산 일출봉, 뱅뒤굴 만장굴 김녕굴 용천동굴 당처물동굴 등 거문오름동굴계로 구성돼 있다.
이들 지역의 면적은 공유수면 1.2㎢를 포함, 모두 188.4㎢로 제주도 전체의 10.1%에 해당한다.
세계유산위원회는 “전문가도 놀랄 만큼 독특하고 아름다운 풍경을 갖고 있어 심미적 가치가 매우 높을 뿐 아니라 화산 활동에 관한 지질학적 가치도 탁월하다”고 등재 이유를 밝혔다. 한국은 앞서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석굴암과 종묘 등 문화유산 7건에 이어 제주도가 자연유산에 등재됨으로써, 총 8건의 세계유산을 가진 나라가 됐다. 한국대표단의 수석대표인 유홍준 문화재청장은 이날 감사인사를 통해 “제주도의 아름다운 자연유산을 보전하는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이번 등재는 제주 주민은 물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적극적인 의지가 합쳐진 결과로 평가되고 있다. 정부는 2001년 제주도를 세계자연유산 잠정목록에 등록한 뒤 2005년 11월까지 등재를 위한 학술조사를 실시하고 2006년 1월에는 등재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런 노력의 결과 올해 5월에는 세계유산자문기구인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으로부터 등재권고 결정을 받은바 있다.
제주도는 이번 결정으로 제주도가 세계적 관광지로 발전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계 각국이 유네스코의 세계자연유산 등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것도, 전세계적인 홍보 효과와 그로 인한 관광 수입 증대를 겨냥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베트남 하롱베이는 1994년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뒤 관광객이 96년 23만 6,000여 명, 2000년 85만 명, 2005년 150만 명으로 증가했다.
유네스코는 ‘세계 문화 및 자연 유산 보호협약’(1972)에 따라 인류가 보전해야 할 세계유산을 문화유산, 자연유산, 복합유산으로 나눠 지정해왔으며 현재 유네스코 세계유산은 136개국, 800건이 넘는다. 이번 회의는 7월 2일까지 계속되며 39개국이 세계유산 등재를 신청한 45건(문화유산 32건, 자연유산 11건, 복합유산 2건)을 검토하고 세계유산의 보전 상태 점검, 기후 변화에 따른 세계유산 보전 대책 등을 다룬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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