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비극’의 한가운데서도 교민들의 동포애는 눈물겨웠다.
대책본부가 마련된 캄포트시에는 30여명의 교민이 25일 사고 직후부터 달려와 수색 작업을 도왔다. 교민 10여명은 폭우를 뚫고 직접 밀림을 헤매는 열성을 보이기도 했다. 27일 진행된 시신 수습에도 캄보디아 각지에서 기독교 선교와 의료봉사를 하던 교민 의사 5명이 큰 힘을 보탰다.
2005년부터 수도 프놈펜에서 의료 봉사를 하는 치과의사 김성녀(37)씨는 이날 오전8시께 보꼬산에서 비행기 동체가 발견됐다는 소식이 들리자 마자 같은 치과의사인 남편 최정규(39)씨 등 동료 의사 4명과 함께 빌린 헬기를 타고 현장으로 향했다. 한국인 생존자가 한국인 의사를 보면 얼마나 안심이 될까”하는 마음이었다.
그러나 한 사람이라도 살아있기를 간절히 기도했던 김씨의 바람은 처참하게 부숴진 비행기의 모습에 무너지고 말았다.
김씨는“폭발이 없었다는 얘기에 생존자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의료장비를 챙겨 갔지만 탑승객들이 기체 앞으로 몰려 모두 숨져 있었다”며“의료장비는 내던지고 오전 10시께 교민들이 마련한 시신 수습용 비닐백을 가져오기 위해 헬기로캄포트로 돌아갈 때는 너무나 마음이 아팠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이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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