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규 경제부총리가 27일 은행들이 단기 성과에 집착해 외형 경쟁만 벌이고 있다며 시중은행장들을 질타했다.
권 부총리는 이날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시중은행장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은행들이 국내시장에서의 외형 경쟁에만 치중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주택담보대출, 중소기업대출 등 금융시장의 쏠림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권 부총리는 이어 "이 같은 획일적인 외형 확대 전략은 금융시스템의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권 부총리가 시중은행장들과 모임을 갖기는 이번이 처음으로, 자본시장통합법 시행 등 금융환경 급변에 따라 시중은행에 투자은행(IB) 업무 강화 등 경영방식의 변화를 촉구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권 부총리는 "선진 투자은행들은 위험을 적극 활용해 막대한 수익을 얻고 있다"며 "그러나 국내 은행은 지나칠 정도로 위험을 다루는 업무에 소극적이고, 저부가가치 무위험 업무에만 치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권 부총리는 "우리 은행은 법상으로 대부분의 투자은행 업무가 가능하지만 투자은행 업무 활용도는 지급히 미흡한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권 부총리는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금융지주 매각과 관련, "얼마전 1조원을 매각했지만 계속 지분을 쪼개 파는 것이 기업가치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줄 지 아니면 전체를 매각해야 공적자금 회수가 극대화할 수 있을 지 전체적인 그림(매각계획)을 그린 뒤 전략적으로 접근할 계획"이라며 "이 달 중에 전체 그림을 마련한 뒤 지분 매각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정부는 우리금융지주의 정부 지분 50%를 제외한 나머지 약 28%의 소수 지분을 우선 매각키로 했으며, 이에 따라 지난 22일 예금보험공사는 지분 5%를 국내외 기관투자가에게 1조원에 매각했다.
유병률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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