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러나는 총리와, 취임하는 총리 모두 27일 이임절차와 취임절차를 밟느라 바쁜 하루를 보냈다. 뼈대 있는 군주제 국가답게 신구 총리의 이임 및 취임 절차에서도 역사의 중후함과 여유가 묻어났다.
# 블레어, 하원서 마지막 업무 후 여왕에 사직서 제출
토니 블레어 총리는 이날 낮 11시 의회에서 마지막 일정 ‘총리와의 질의’를 소화하고 다우닝가 10번지로 돌아와 역시 마지막 점심을 했다. 그리고 오후 1시께 버킹엄궁으로 가 여왕 엘리자베스 2세에게 총리 사직서를 제출했다. 궁을 나선 그는 다우닝가 10번지로 돌아와 10년간 정들었던 관저 직원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었다.
# 손에 충성의 키스 받은 여왕, 고든을 정부 수반 천명
여왕은 바로 사직서를 수리한 다음 오후 2시에 고든 브라운 재무장관을 버킹엄궁으로 불러 다수당 당수로서 정부를 잘 꾸릴 수 있는지 물었다. 이에 브라운 장관은 총리로서 국정을 열심히 챙기고, 군주에 대해 충성을 다하겠다는 뜻으로 여왕의 손에 키스를 했다. 여왕은 이후 하원에서 브라운 신임 총리를 주빈으로 한 성대한 파티를 열어 그가 정부 수반임을 내외에 천명했다. 브라운 총리는 엘리자베스 여왕이 이 공식 파티에 초청한 11번째 정치인이다.
# 고든, 10년 꿈꾸던 다우닝가 관저 입성 첫 연설
브라운 총리는 10년 동안 갈구하던 다우닝가 관저에 직원들의 박수를 받으며 입성했다. 힘찬 얼굴로 간단한 국정연설도 했다. 반면 사직서를 내고 버킹엄궁에서 나온 블레어 전 총리는 북동부 잉글랜드의 자신의 지역구인 더럼으로 가 향후 진로를 발표한다. 그는 24년 봉직한 의원직에서 물러날 뜻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중동특사’의 새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태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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