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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양어선 1호 지남호 선장 윤정구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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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양어선 1호 지남호 선장 윤정구씨

입력
2007.06.28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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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전 첫 조업을 나가서 물고기를 잡는 순간 선원 모두가 함성을 터뜨렸습니다.”

27일 부산 해운대그랜드호텔에서 열린 원양어업 개척 50주년 기념행사에서 우리나라 원양어선 1호인 지남호(350톤) 선장으로 인도양에서 첫 시험조업을 했던 윤정구(80)씨는 그 날의 감격을 이렇게 회고했다.

지남호가 출어에 나선 것은 1957년 6월 26일. 부산항 1부두 해양경비대 강당에서 정부 관계자와 수산단체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한 기념식까지 거행됐다.

부산항을 출항한 지남호는 일본 시모노세키항에 입항해 급유 및 보급을 받은 뒤 대만 동쪽 해상에서 어법 훈련과 어장 탐색을 위한 첫 시험조업을 했으나 허탕을 쳤다.

그 해 8월 다시 인도양 니코발아일랜드 해역에 도착한 지남호는 우리나라 원양어업사의 첫 페이지를 장식했다. 당시 윤씨의 지시에 따라 낚시를 던진 16명의 선원들은 사람 키만한 거대한 물고기(새치) 한 마리를 잡는 순간 함성을 터트렸다.

윤씨는 “당시 어획량이 0.5톤 정도에 불과했지만 순수 우리 기술과 우리 선원들의 노력으로 얻은 결실이라는 데 감격스러웠다”고 말했다.

지남호는 하루 0.5~1톤씩 모두 10톤 가량의 어획고를 올리고 108일만인 10월 4일 부산항으로 돌아왔다.

지남호의 인도양 조업소식은 당시 싱가포르에서 발행되는 영자신문에 보도돼 이승만 대통령이 알게 됐고, 지남호가 잡은 새치는 부산에서 비행기로 경무대로 공수돼 대통령을 알현(?)하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이 대통령도 새치를 참치로 알고 기념촬영까지 했다.

윤씨는 1958년 1월 다시 지남호를 이끌고 출항, 남태평양 사모아 근해에서 1년 3개월간 조업해 눈다랑어, 황다랑어 등 100여톤의 어획고를 올렸다.

윤씨는 “50주년을 맞은 국내 원양어업이 연안국들의 조업규제와 고유가, 고임금 등으로 갈수록 위축되고 있어 안타깝다”며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는 원양어업을 단순 경제논리로만 접근하지 말고 식량자원 확보차원에서 적극적인 육성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1948년 부산수산대(현 부경대)를 졸업하고 배를 타기 시작한 윤씨는 1995년까지 현장에서 일하다 오양수산 사장을 끝으로 은퇴했다. 윤씨는 27일 원양어업 개척 공로를 인정 받아 강무현 해양수산부 장관으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부산=김창배기자 kimc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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