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농구 2부리그는 ‘그들만의 리그’로 불린다. 1부 대학에서도 환대를 받지 못했기에 프로 지명은 ‘하늘에 별 따기’다. 1, 2학년 선수들로만 구성된 2년제 대학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런데 유일한 2년제인 경북과학대가 창단 5년 만에 두 번째 우승컵을 거머쥐어 화제다.
경북과학대는 지난 23일 전국대학농구 1차연맹전 2부리그에서 세종대를 94-81로 꺾고 3전 전승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무엇보다 농구단이 해체될 뻔한 각종 악재를 딛고 일궈낸 쾌거라 더욱 값졌다.
2002년 창단된 경북과학대는 2004년 전국대학연맹전 우승을 시작으로 2회 우승, 4회 준우승 등 짧은 기간 동안 좋은 성적을 냈다.
그러나 2005년 재단이 바뀌면서 농구단은 존폐 기로에 놓였다. 전용 체육관과 기숙사, 장학금 등 풍부한 재정 지원에 비해 2부리그에 대한 사람들의 외면이 문제였다. 선수 수급은 제한됐고, 갈수록 지원은 줄어들었다.
내부에도 적은 있었다. 고교 시절에도 벤치 신세였던 그들이기에 ‘패배 의식’은 뿌리 깊었다. 게다가 짧은 2년 동안 다른 4년제 대학과 똑 같은 전술 훈련까지 소화하려면 시간은 턱없이 부족했다.
하지만 위기를 재도약의 기회로 삼았다. 부족한 선수 자원은 태권도 이종격투기 등 다른 스포츠부원으로 충원했고, 강의 시간을 제외하고 하루 5시간씩 농구공과 씨름했다. 농구단 창단 멤버인 맹이섭 코치는 무보수의 악조건 속에서도 선수들 곁을 지켰다.
사회체육계열 조교수를 겸하고 있는 한상호 경북과학대 감독은 “지금까지 명지대 등 1부 대학에 8명이나 편입했다. 본인 스스로 열심히 한다면 제2의 농구 인생을 사는 것은 어렵지 않다. 2부리그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오미현 기자 mhoh2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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