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경기 남양주시 오남읍에 거주하는 중학생 소년가장 이규태 군의 집엔 망치소리가 요란하게 울렸다. 열악한 주거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집 수리가 한창이었다. 어린 학생의 몸으로 지하 1층에서 혼자 살다 보니 집을 제대로 돌보지 못해 장판과 벽지는 색이 바랬고, 욕실과 주방에는 물이 고였다.
집 수리에 나선 사람들은 전문 일꾼들이 아니었다. 이날 구슬땀을 흘리며 벽지와 장판을 교체하고 타일을 새로 깔며 페인트칠을 한 사람들은 모두 KT 직원들이었다.
KT 수도권강북본부 소속 사랑의 봉사단은 소외계층지원단체인 희망케어센터의 도움 요청을 받고 팔을 걷어붙이고 집 수리 봉사에 나섰다. KT 직원들은 고교 진학을 앞둔 이 군을 위해 어두운 방의 조명시설도 교체하고 책상과 의자도 새 것으로 바꿔주었다.
KT가 진행하는 사회 공헌 활동은 이처럼 각 지역에 퍼져있는 사랑의 봉사단을 통해 주로 진행된다. 이를 위해 KT는 매년 1,000억원 이상의 예산을 소외계층을 돌보기 위한 사회공헌 활동에 지출하고 있다.
예산 뿐만이 아니다. KT는 3만8,000여명의 직원 가운데 1만4,000명이 사랑의 봉사단에 참여하고 있다. 2001년 출범해 270개팀으로 구성된 사랑의 봉사단은 전국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이들은 어렵고 힘든 일을 마다않고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에 달려간다. 2002년 태풍 '루사', 2003년 태풍 '매미'가 쓸고 간 재난현장에도 어김없이 이들이 출동했다. 2003년 대구 지하철 참사 때에는 기업 중에 가장 먼저 도착해 49일 동안 무료배식과 통신서비스를 지원했다. 2004년에는 쓰나미가 강타한 서남아시아까지 달려가 봉사활동을 펼쳤다.
특히 사랑의 봉사단이 지난해 9월부터 시작한 '어르신 휴대폰 교육'은 타사와 차별화된 KT만의 독특한 사회공헌 활동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활동은 60세 이상 노인들에게 휴대폰으로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는 방법 등을 알려주는 내용이다.
봉사단원들이 수도권 20개 복지관을 방문해 1 대 1로 노인들에게 휴대폰 사용법을 알려준다. 휴대폰 사용에 어려움을 겪는 노인들에게는 사랑의 봉사단이 더 할 수 없이 반가운 손님들이다.
봉사 활동을 위해 임직원들은 자발적으로 사랑나눔기금 행사를 벌여 재원을 마련한다. 직원 1인당 2,000원에서 최고 2만원까지 스스로 정해놓은 액수를 매달 월급에서 공제한다. 직원들이 낸 액수만큼 회사도 기금을 마련해 올해에만 40억원의 자금을 갖고 있다.
남중수 KT 사장은 "매년 세전이익의 5% 이상을 사회 공헌 활동을 위해 지출한다"며 "앞으로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위해 이 같은 공익활동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연진기자 wolk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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