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주식 신용거래에 대한 위험 관리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신용융자 거래 비중이 높은 증권주 등이 직격탄을 맞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27일 한화증권이 코스피ㆍ코스닥 시장 종목 가운데 시가총액 규모별로 신용거래 증가 동향을 분석한 결과, 시가총액 소형주와 코스닥 종목들의 신용거래 잔액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시가총액 규모별로는 코스닥 상장주의 신용거래 잔액 증가율이 가장 높았고, 이어 코스피 소형주, 중형주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스피 시장에선 증권업종의 신용거래 잔액비율이 4.34%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의료정밀, 철강금속, 기계 업종 순이었다. 신용거래 잔액비율은 전체 주식 중에서 신용거래로 매수한 주식의 비율을 말한다.
이호상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시가총액 상위 업종에서 특이하게 증권업종만이 신용거래 잔액비율이 높은 것은 최근 2개월간 증권업종 주가 상승률이 42.96%로 다른 업종에 비해 높았기 때문”이라며 “증권업종은 주가가 급락할 경우 매물이 한꺼번에 쏟아져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 매물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어 향후 투자에 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주 가운데 신용거래 잔액비율이 가장 높은 종목은 현대증권으로 8.16%였고, 다음으로 메리츠증권(5.84%), NH투자증권(5.59%), 한화증권(5.42%) 순이었다.
증권주는 이날 금융감독당국의 신용거래 제한 권고로 유동성 축소위기를 맞으면서 급락세를 보여 현대증권(-8.9%), 대우증권(-6.26%), 우리투자증권(-5.27%), 대신증권(-5.06%) 등이 모두 크게 하락했다.
장효선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증권사들의 올해 3월말 기준 자기자본 총계는 20조원 수준으로, 신용융자 한도를 권고안인 자기자본의 40%를 적용하면 여전히 신용융자 여력이 있으나, 일부 증권사는 그 한도를 초과하고 있어 업계 전체로 1조5,000억원 규모의 잔액을 축소해야 한다”며 “신용융자 규모가 큰 대우증권과 키움증권 등은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용거래 잔액비율이 가장 높은 종목은 코스피에서 국동(13.70%)이었고 코스닥에서는 사라콤(19.54%)이었다. 코스닥의 UC아이콜스는 15일 이후 8거래일째 연속 하한가를 기록, 연중 최고가 대비 78% 하락했다.
이호상 애널리스트는 “신용거래 잔액비율이 높은 코스닥 상장 종목들의 최근 주가 흐름은 약세”라며 “신용융자 규제 조치가 본격화돼 각 증권사별로 조정에 나설 경우 이들 종목의 수급이 더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장학만 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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