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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살아있길 그토록 바랐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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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살아있길 그토록 바랐건만…"

입력
2007.06.28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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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도 무심하지….억장이 무너지네…."

한국인 관광객 13명을 태우고 추락한 캄보디아 PMT항공 AN-24기 참사 희생자들의 시신이 안치된 프놈펜 '깔멧병원'은 27일 눈물바다로 변했다. '살아만 있어달라'는 애원을 뒤로 한 채 이 병원에는 사고로 전원 사망한 한국인 탑승객 13명의 시신이 안치됐다. 실낱같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프놈펜까지 날아온 유족들은 아들과 딸, 부모 형제의 신원을 확인하는 순간, '믿을 수 없다'는 듯 망연자실 주저앉았다.

오열과 함께 충격과 슬픔에서 벗어나지 못해 정신을 놓친 유족까지 나와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한 유족은 "탑승객의 휴대폰 신호음이 확인됐다는 소식에 마지막 희망을 품었는데…."라며 울음을 터뜨렸다.

사고 여객기가 발견된 캄포트주 보꼬산 국립공원에서 폭우와 강풍 등 악천후 속에 사흘 동안 수색에 참여했던 캄보디아 육군 헬기 조종사 혼 로타(45)씨도 악몽을 꾼 듯 '부르르' 몸서리 치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비행기는 박살 났고 시신이 기내 여기저기 흩어져 있어 너무나 참혹했다"고 말했다.

사고 현장은 추락 직후 탑승자들에게 들이닥친 충격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을 정도로 처참했다. 동체 곳곳이 활처럼 휘어져 있는가 하면 동체 앞부분은 파손돼 비행기 내부를 훤히 드러냈다. 밀림 지역에 추락한 탓인지 쓰러진 나무들이 비행기를 덮었고 탑승자의 운동화가 발견되기도 했다. 불에 탄 흔적은 없었다. 캄보디아 군경 수색대는 시신을 하나씩 조심스레 수습해 비닐로 감싼 뒤 헬기로 병원에 이송했다.

이날 아침 동체 발견소식을 듣고 교민 의사 4명과 함께 헬기를 타고 날아와 구조활동에 합류했던 헤브론의료선교팀 김성녀(37ㆍ여ㆍ치과의사)씨는 "한 사람이라도 살아있기를 기도했는데…"라며 안타까워했다.

외교통상부과 현지 교민들은 깔멧병원에 임시 합동분향소를 설치했다. 유족들은 28일 메콩강에서 헌화와 함께 위령제를 지낸 뒤 300석 규모의 대한항공 특별기로 30일 오전6시45분 귀국할 예정이다.

캄보디아 정부는 구조요원들이 추락 여객기를 조사한 결과, 탑승객 22명 전원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사망자는 KBS 조종옥(36) 기자 가족 4명, 이충원(47)씨 가족 4명, 최찬례(49)씨 가족 2명, 친구 사이인 이명옥 노정숙(28)씨, 가이드 박진완(34)씨 등이다.

캄보디아 의료진 관계자는 "남성 1명을 제외한 21명이 기내에서 숨져 있었으며 일부 시신은 심하게 훼손됐다"고 말했다. 사고기는 프놈펜에서 167 ㎞ 떨어진 보꼬산 북동쪽 기슭(북위 10도50분982초ㆍ동경 103도55분417초)에서 수색 헬기에 의해 발견됐다. 캄보디아 당국은 사고기에서 블랙박스를 수거, 사고 조사에 착수했다.

프놈펜=김이삭기자 hiro@hk.co.kr정진황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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