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주의 연기론으로 이름 높은 러시아 연출가 겸 연극이론가 스타니슬라프스키(1863~1938)의 이름과 정신을 계승한 러시아 스타니슬라프스키극장이 두 편의 오페라를 들고 한국에 왔다.
고양아람누리가 개관 기념 페스티벌의 하이라이트로 이 극장을 초청, 비제의 <카르멘> 과 차이코프스키의 <스페이드의 여왕> 을 올린다. 이 극장 전속 오케스트라와 발레단, 합창단 등 200명이 넘는 인원이 모스크바에서 한꺼번에 왔다. 스페이드의> 카르멘>
1941년 문을 연 이 극장은 마린스키나 볼쇼이 극장에 비해 한층 현대적이고 사실적인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연극 못지않은 섬세한 연기와, 전통에 기대지 않은 파격적인 연출도 특징이다.
<카르멘> 의 배경은 19세기 스페인이 아니라 1차 세계대전 이후로 설정됐고, 치렁치렁한 검은 머리에 붉은 옷을 입은 집시 여인 대신 속옷에 가까울 만큼 노출이 심한 의상을 입은 금발의 섹시한 카르멘이 등장한다. 무대에는 허공을 가로지르는 커다란 난간이 설치돼 사랑과 화해, 살인의 공간으로 다양하게 활용된다. 카르멘>
이 극장의 예술감독이자 연출가인 알렉산더 티텔은 26일 기자간담회에서 “스타니슬라프스키 연기론의 핵심은 실제의 삶을 무대 위에 펼치고자 하는 것이며 이것이 우리 극장이 추구하는 오페라의 가치”라고 설명했다.
또 “<카르멘> 은 상류층이 아닌 서민을 주인공으로 했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작품으로, 우리 극장의 지향점과도 닿아 있어 특히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카르멘>
금발의 카르멘을 연기하는 메조 소프라노 알레나 막시모바는 “배우와 배역이 하나가 된, 개성있는 카르멘을 표현하기 위해 내면 연기에 특별히 힘을 쏟고 있다”면서 “섹시한 모습과 노출에만 관심을 가지지는 말아달라”고 주문했다.
국내에서 자주 공연되는 <카르멘> 과 달리, <스페이드의 여왕> 은 쉽게 볼 수 없는 작품이다. 푸슈킨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오페라는 물욕에 사로잡힌 인간의 파멸을 다루고 있다. 러시아 오페라단이 러시아 특유의 음악과 정서를 제대로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스페이드의> 카르멘>
<카르멘> 은 28~30일 오후 7시, <스페이드의 여왕> 은 7월5~7일 오후 7시 고양아람누리 아람극장에서 공연된다. 지휘는 볼프 고렐릭과 펠릭스 코로보프. 러시아 음악을 주제로 한 무료 야외 콘서트(7월1일)와 오페라 갈라 공연(7월2일)도 열린다. 1577-7766 스페이드의> 카르멘>
김지원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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