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이용 고객이 행복해야 기업이 산다.’
이동통신 서비스 분야의 고객 만족도가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무조건 고객을 늘리기보다 한 사람의 고객이라도 만족도를 높여 신뢰를 쌓는 게 기업 이미지 개선에 낫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통 서비스 업체들 중에서는 SK텔레콤이 최근 고객가치(CV) 제고 프로그램을 내놓으면서 고객 만족도 개선에 적극 나서고 있다.
SK텔레콤은 장애우들의 통신비 부담을 줄이고 불법 대량광고(스팸)를 근절해 청소년 등 이용자들이 쾌적하게 휴대폰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 휴대폰 불법복제를 막고 고객의 불편 사항을 개선할 수 있도록 고객 상담센터를 대폭 개선하는 등 5가지 사항을 중점 추진과제로 정하고 이를 실천하고 있다.
■ 장애우 및 경로우대 요금 인하
SK텔레콤은 청각 및 언어 장애우들의 통신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전용 요금제를 8월부터 도입한다. 장애우 요금제는 기본료를 1만원으로 낮추고 문자메시지(SMS) 이용료를 건당 10원으로 낮추는 등 최대 64%의 요금 인하 효과가 있다.
또 만 65세 이상 노인들을 위한 실버 요금제의 기본료와 통화료도 8월부터 내린다. 기본료는 기존 1만1,000원에서 1만원, 통화료는 10초당 38원에서 20원으로 각각 인하한다. 이미 실버 요금제에 가입한 노인들은 8월부터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새로 가입하는 노인들은 실버 요금제를 선택하면 된다.
■ 청소년 유해정보 차단
청소년들만 가입할 수 있는 ‘팅’ 요금제 고객에게는 무조건 060 광고 전화 발신이 차단된다. 060 광고전화에 경우 청소년들에게 해로운 성인 광고가 섞여 있어서 이를 막기 위한 조치다.
사회 문제로까지 비화된 청소년들의 과도한 무선 인터넷 사용을 막기 위해 요금 상한제에 통화 요금뿐만 아니라 정보이용료까지 포함된다. 보호자가 통화비와 휴대폰을 이용한 무선인터넷 사용료까지 합쳐서 상한선을 설정하면 청소년의 사용 요금이 이를 초과하지 못하게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자녀들이 사용한 휴대폰 요금 내역을 부모들에게 통보하기로 했다. 타 이통사에 가입한 부모에게도 자녀들의 휴대폰 사용 내역을 통보한다.
■ 스팸 근절
날로 늘어나는 휴대폰 스팸을 막기 위해 8월부터 고객이 원할 경우 상업적 목적의 SMS를 차단하는 필터링 제도가 도입된다. 성인 사이트 주소가 포함된 SMS도 자동 차단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하루 SMS 발송 건수도 1,000건 이내로 제한키로 했다.
이용자들이 무심코 060 번호에 접속했다가 요금을 내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과금 시 본인이 설정한 비밀번호를 한 번 더 입력하는 인증절차를 거치도록 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무심코 060번호에 접속했더라도 과금을 위해 비밀번호 입력을 요구할 때 취소하면 요금을 물지 않아도 된다.
■ 휴대폰 불법복제 차단
해외에서 휴대폰을 불법 복제해 국제통화 등에 사용하는 일이 없도록 자동 로밍 시 불법복제방지 인증서비스를 8월부터 시작한다. 이 서비스는 해외에서 통화할 경우 국내의 인증 서버를 거쳐서 통화가 이뤄지기 때문에 휴대폰 불법복제를 막을 수 있다. 우선 중국부터 시작해 적용 지역을 넓힐 계획이다.
■ 고객불만 책임상담제 시행
고객센터 상담 후 일주일 이내에 다시 상담을 하게 되면 이전에 통화한 상담원에게 자동 연결되는 직전 상담원 연결제를 시행한다. 이 경우 불편 사항을 반복해 설명할 필요가 없어 신속한 상담이 가능하다. 신속한 답변이 필요한 이용자들에게는 상담원이 바로 응답할 수 있도록 자동응답 전화 시스템도 개선된다.
또 불만 고객을 위한 특별 상담번호도 도입된다. 이 번호로 불편사항이 접수되면 지정 상담자가 이용자의 불편사항이 해결될 때까지 책임지고 일을 처리한다.
SK텔레콤은 이 같은 5대 중점 추진과제를 통해 이용자들에게 많은 혜택을 돌려 줌으로써 장기 고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신배 SK텔레콤 사장은 “장애우 및 노인, 청소년들이 전용 요금제와 요금 상한제 등을 통해 연간 1,000억원 이상의 요금 절감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 민간기구 등과 함께 폐휴대폰 수거 캠페인도 전개해 사회 문제 해결에 기업이 적극 나서는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 박영규 고객가치 추진본부장
“고객들의 신뢰를 확보하지 않고선 더 이상 성장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박영규(사진) SK텔레콤 고객가치추진본부장은 SK텔레콤이 최근 공개한 고객가치(CV) 혁신 프로그램의 탄생 배경을 이렇게 말했다. 급변하는 이동통신 환경에서 고객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중ㆍ장기 비전과 목표를 설정하기 어렵다는 게 SK텔레콤 경영진의 판단이라는 것이다.
박 본부장은 “코드분할다중접속방식(CDMA) 도입 초창기 시절인 1990년대 후반과 지금을 비교해 볼 때 국내 이동통신 시장은 가입자 규모만 보더라도 눈부신 성장을 거듭해왔다”며 “달라진 고객의 수준을 맞추지 못해 신뢰를 잃어 버린다면 그것은 곧바로 글로벌 경쟁력 확보 실패로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SK텔레콤 가입자는 2007년 현재 1997년(450만명)에 비해 5배 가까이 늘어난 2,100만 명을 넘어섰다.
SK텔레콤은 고객가치 혁신 프로그램을 순조롭게 진행시키기 위해 콘텐츠 제공업체(CP)와의 협력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SK텔레콤이 올해 고객가치 혁신 프로그램으로 내세운 중점 과제 중 하나인 대량 광고성 문자(스팸) 메시지 차단을 위해서는 CP 업체들과의 합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박 본부장은 “고객가치 혁신 프로그램이 성공을 거두자면 협력 업체들과의 합의점 도출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동종 업체들에게 이해와 협조를 구한다면 이 문제도 원만하게 해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또 글로벌 기업답게 향후 미국과 중국 베트남 등 해외 주요 전략시장의 고객들로부터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 현지 맞춤형 고객가치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계획하고 있다.
아울러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SK텔레콤은 고객가치 혁신 프로그램에 소요되는 예산도 회사 차원에서 최대한 지원할 방침이다.
박 본부장은 “SK텔레콤은 이번 고객가치 혁신 프로그램에 만족하지 않고 보다 많은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허재경 기자 ricky@hk.co.kr
■ 힐리오 '오션' 2가지 자판으로 美서 인기
SK텔레콤이 미국에서 제공하는 이동통신 서비스인 ‘힐리오’가 새로 나온 휴대폰 ‘오션’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 판매를 시작한 오션은 팬택계열에서 힐리오용으로 만들어 SK텔레콤에 공급하고 있다. 이 휴대폰은 2가지 자판을 갖고 있는 점이 특징. 액정 화면을 위로 올리면 전화를 걸 수 있는 숫자판이 나타나고, 옆으로 밀면 문자메시지나 이메일을 보낼 수 있는 컴퓨터 자판 형태의 글자판이 나타난다. 덕분에 문자나 인터넷 검색을 자주 하는 미국의 젊은이들 사이에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내 판매가격은 290달러대여서 낮은 가격이 아닌데도, 줄을 서서 제품을 구매할 정도. 로스앤젤레스에 거주하는 재미동포인 임선영(35)씨는 “자주 들리는 한인타운 근처의 휴대폰 매장에는 이미 제품이 모두 팔려나가서 다른 지역까지 찾아가 구매했다”며 “2가지 자판을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점이 매력”이라고 말했다.
덩달아 SK텔레콤의 힐리오 가입자들도 늘어날 전망이다. 현지 휴대폰 판매상들은 이번 달에만 ‘오션’ 휴대폰 구입을 위한 힐리오 신규가입자가 10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김신배 SK텔레콤 사장도 “외신에서 ‘오션’ 휴대폰을 애플의 아이폰 킬러로 꼽았다”며 “올해는 휴대폰 종류 및 유통망 확장으로 힐리오 사업이 턴어라운드에 접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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