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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드라마가 시청률 낮아? 네티즌 반응은 뜨거운데!

입력
2007.06.27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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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이 높은 드라마는 30%를 상회하고, 낮은 드라마는 5%를 채 넘지않는 '시청률 양극화' 시대. 이런 속에서 낮은 시청률과 별개로 팬들에게 그 완성도를 인정 받는 작품들이 연이어 등장하고 있다.

방영중인 KBS <경성스캔들> 과 MBC <메리 대구 공방전> . 시청률 30%를 넘기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SBS <쩐의 전쟁> 에 밀려 5%를 약간 넘는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 그러나 시청률과 별개로 인터넷에서의 반응은 뜨겁다.

선우완(강지환)과 나여경(한지민)을 중심으로 일제시대 청춘들의 사랑과 독립운동을 그려내고 있는 <경성스캔들> 은 유쾌한 분위기로 인해 초반 '암울한 시대를 너무 가볍게 다룬다'는 비판도 있었다.

그러나 서서히 그 유쾌함 속에서 일제시대를 사는 슬픔을 간직하고 있던 청춘의 모습들이 드러나고, 독립운동을 위한 비밀결사단체 '애물단'이 전면에 등장하면서 희극과 비극, 그리고 추리의 요소 등이 흥미롭게 뒤섞고 있다. 관련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왜 시청률이 낮은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나올 정도.

<메리 대구 공방전> 역시 마찬가지. 청년실업시대에 자신의 꿈을 펼치지 못하는 메리(이하나)와 대구(지현우)의 미래에 대한 꿈과 사랑을 그려내는 이 드라마는 대사를 주고 받는 것만으로도 뮤지컬을 보는 듯한 리듬, 현실과 판타지를 오가는 독특한 구성으로 최근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 중 가장 독특한 스타일을 보여준다. 의도적으로 코믹하게 과장된 연기 속에서 청춘의 꿈과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는 '명대사'들도 인상적이다.

SBS <내 남자의 여자> 의 폭풍에 휘말렸던 월화미니시리즈 시간대에도 눈여겨볼 작품들이 있다. KBS <꽃 찾으러 왔단다> 는 불과 3%대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장의사업을 하는 한 가정을 중심으로 사람들의 죽음을 통해 오히려 인간의 화해와 소통을 보여주는 휴머니즘이 눈에 띈다.

MBC <新 현모양처> 는 불륜을 저지르고, 아내를 무시하며, 그러면서도 아내에게 가사는 물론 미모와 경제적 능력까지 요구하는 남편들 틈에서 사는 전업주부의 현실을 코미디와 결합해 웃음을 선사한다.

<내 남자의 여자> 처럼 강렬한 맛은 없지만, 또 다른 방식으로 요즘 주부들의 현실을 보여준다. 얼마 전 종영한 KBS <마왕> 역시 낮은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속죄의 문제를 추리극 형식에 담아내 마니아 팬들에게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이렇듯 시청률과 완성도, 인터넷에서의 반응이 극명한 차이를 보이는 작품이 늘어나는 것은 근본적으로 변화한 시청행태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 방송관계자는 "요즘 10, 20대는 인터넷을 통해 드라마를 보는 것에 익숙하다. 그러다 보니 중년시청자를 타깃으로 한 드라마가 아니면 안정적인 시청률을 기록하기 힘들다"고 말한다.

여기에 점점 각박해지는 최근 사회상도 한몫 한다. TV칼럼니스트 정석희씨는 "<쩐의 전쟁> 과 <내 남자의 여자> 는 지금 대중이 관심 있는 불륜이나 사채 같은 소재들을 끌어들여 인기를 모았다.

반면 <메리 대구 공방전> 처럼 유쾌한 분위기로 힘겨운 현실을 이겨내자는 긍정적인 메시지를 담은 작품들은 다소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학생들이 입학과 동시에 취직준비를 해야 하고, 성공지침서가 베스트셀러가 되는 세상에서 현실의 각박함을 판타지로 이겨내거나 복잡한 스토리의 작품들이 대중에게 받아들여지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드라마 제작의 다양성 위해서라도 정씨는 한국 드라마에서 다양한 감수성이 받아들여질 수 있는 토양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명석 객원기자 lennone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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