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26일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공격 중지를 선언했다. 박 전 대표 캠프 인사를 한나라당 윤리위원회에 제소한 것도 모두 취하하기로 했다. 당의 화합을 강조해 ‘1등 후보’로서의 차별점과 자신감을 보여주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맞불을 놓아 봤자 득이 될 게 없다는 실리적인 판단도 깔린 듯하다.
이 전 시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가진 캠프 고문단과의 오찬에서 전날 당 지도부와 경선후보들의 만찬 사실을 전한 뒤 “후보들이 외부에서 공격을 받을 때는 누가 공격을 받든지 함께 힘을 모아 대적해야 한다는 이야기에 모두 동의했다”며 “처음으로 당이 화합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후보 보좌진의 지나친 충성경쟁이 언론에 잘못 비쳐지고 있는데 후보들이 더 적극적으로 막을 책임이 있다”며 “나 자신부터 당내 후보에 대한 비방이나 공격을 중지하도록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이 전 시장은 “남은 경선 기간에 경쟁은 하겠지만 국민이 볼 때 화합하는 모습을 보이겠다”며 첫 조치로 박 전 대표 캠프에 대한 당 윤리위 제소를 모두 취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전 시장측 박희태 경선대책위원장은 “25일 합의된 화해 정신에 따라 앞으로 우리가 앞장서 하는 공격은 중단하겠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하지만 이 전 시장의 뜻이 캠프 밑바닥까지 제대로 전달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시장 캠프에서는 이날 박 전 대표측이 서울시 뉴타운 관련 의혹을 새로 제기한 데 대해 “해도 너무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캠프의 한 핵심 인사는 “언론에 뭐 하나만 나오면 박 전 대표 캠프에서 벌떼처럼 나서는데 강력 대처해야 한다”고 흥분했다.
김지성 기자 j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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