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보의 대들보’ 박칠성(25ㆍ삼성전자)은 곧바로 운동화 끈을 조였다. 잠시 유니폼을 벗고 느긋하게 휴식을 즐길 법도 하지만 박칠성에겐 그럴 여유가 없다. 8월25일 개막하는 오사카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폴란드에서 열린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경보챌린지 대회 남자 20㎞에서 8위에 오른 박칠성이 25일 귀국했다. IAAF 주최 대회에서 한국 선수가 톱 10에 진입한 것은 2005년 김현섭(22ㆍ삼성전자)에 이어 두 번째. 박칠성은 26일부터 경기 용인에 있는 삼성전자 육상단에 합류, 회복훈련을 시작했다.
“오사카대회에서도 톱 10에 들어야죠. 그리고 내년 베이징올림픽 때 메달을 따는 것이 목표입니다.”
박칠성은 다음달 9일부터 8월4일까지 중국 쿤밍에서 실시되는 전지훈련을 통해 체력과 지구력을 극대화한다는 복안이다. 이번 폴란드대회에서도 박칠성은 15㎞ 지점부터 체력이 떨어진 탓에 톱 5 진입에 실패했다.
동양 선수들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유럽 심판들도 넘어야 할 산이다. 경보에선 두 발이 동시에 지면에서 떨어지거나, 다리를 곧게 펴지 않으면 파울을 지적 받는다. 한 경기에서 파울을 3번 범하면 실격이다. 박칠성은 폴란드대회에서도 15㎞에 이르기 전 이미 파울 2개를 기록한 바람에 막판 레이스에서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20㎞ 한국기록(1시간20분20초) 보유자인 박칠성의 최종 목표는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의 메달 획득. 박칠성은 내년 올림픽이 끝나면 주종목을 50㎞로 바꿀 생각이다. 세계적인 선수들이 즐비한 20㎞보다 50㎞가 더 승산이 있다는 게 박칠성의 판단.
“오사카대회와 내년 올림픽에선 20㎞에서 승부를 볼 겁니다. 그 이후엔 50㎞로 바꿔서 세계 정상에 도전할 계획이에요.” ‘한국 경보의 희망’ 박칠성의 포부가 당차기만 하다.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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