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ㆍ원고ㆍ고금리 등 이른바 '3고 현상'이 장기화하면서 한국 경제가 제조업 경쟁력의 희생 속에 은행 등 금융자본만 살찌우는 구조로 바뀌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LG경제연구원은 26일 내놓은 '글로벌 업종 판도 변하고 있다' 보고서에서 최근 3년간 국내 제조업의 수익성은 크게 악화한 반면 금융 업종의 수익성은 선진국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개선됐다고 밝혔다.
연구원에 따르면 '3고 현상'이 나타나기 이전인 2004년까지만 해도 전기ㆍ전자, 자동차, 화학, 철강 등 국내 제조업체 수익성이 글로벌 기업보다 높았으나 이후 급격히 하락했다.
자동차의 경우 2003년에는 국내 업체의 평균 수익률이 6.5%로 글로벌 평균(5%)를 능가했으나 이후 줄곧 하락해 2006년에는 글로벌 평균의 절반인 2.5%까지 하락했다.
전기ㆍ전자 역시 2004년까지만 해도 국내 기업의 수익률이 글로벌 평균(5.2%)보다 높았으나, 지난해에는 1.4%로 떨어졌다. 철강ㆍ금속(6.9%)과 화학(5.2%), 소프트웨어(3.8%) 부문 국내 기업의 수익률도 2004년을 고비로 급격히 하락해 2006년에는 글로벌 평균의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
반면 국내 은행의 수익률은 2003년에는 겨우 손실을 면하는 수준에 가까웠으나 원고와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이후 개선돼 2006년에는 영업이익률이 선진국 은행과 맞먹는 32.5% 수준까지 올라왔다.
재계 관계자는 "고금리와 원고 때문에 국내 제조업은 해외시장에서 벌이는 외국기업과의 경쟁에서 갈수록 열세인 반면, 국내 은행은 예대마진 확대와 엔화 차입 등의 방법으로 국내 시장에서 큰 이익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국이 직접 나서 산업자본이 일방적으로 피해를 감수하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철환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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