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수리 고속정 편대는 사기가 생명입니다. 서해 NLL을 사수하기 위해 전 장병이 혼연일체가 돼 경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
참수리 358호 정장(艇長) 이성민(29ㆍ사진) 대위는 올해 초부터 서해 최전선의 고속정 지휘를 맡고 있다. 고속정은 소형선이라 대형 군함처럼 함교(艦橋)가 밀폐돼 있지 않다. 고속 보트가 달리는 영화 장면에서 흔히 보듯, 선체 앞 부분의 ‘개방형 브리지(Bridge)’에 선 자세로 해풍과 직사광선을 맞으며 배를 지휘해야 한다.
안구 손상을 막기 위해 고글 스타일의 선글라스까지 썼으니 “폼 난다”고 할지 모르겠지만 근무 사정은 영 딴판이다.
“꽃게잡이 철에는 하루 10번 이상 비상이 걸리고 자다가도 사이렌 소리에 벌떡 깹니다.”
길이 37m, 폭 6.9m의 좁은 배에서 근무하는 1, 2주 동안은 제대로 쉬지도 못한다. 서해교전 같은 돌발 사태가 언제 일어날지 모른다는 긴장감 탓에 언제나 신경이 날카롭다. 이 대위는 특히 “야간항해 때 어망과 바위섬, 작은 선박 등을 피해 다녀야 하는 등 위험 요소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대위는 내륙인 충북 충주 출신이라 볼 기회가 드물었던 바다 관련 일을 해보고 싶어 해군사관학교(56기)를 지원했다고 한다. “날씨가 좋으면 연평도 근처에서 북한의 선전문구가 선명히 보인다”는 그의 경계근무 의지는 참수리호 조타실의 표어가 대신 말해 주고 있었다. ‘전우가 사수한 NLL 우리가 지킨다’ ‘조국은 우리를 믿고 있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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