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친구들에게 이 말은 꼭 전해주십시오. 너희들이 살아있음으로 정의는 살아있고, 빼앗긴 민주주의는 돌아올 것이라고…”(1987년 6월 명동성당에서 농성하던 한 시민의 유서)
“싸울 수 있으면 싸워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분신도 하면서 싸우는 데 부끄러움이나 가족의 고통 때문에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권인숙)
6월 민주항쟁 20주년을 기념해 80년 광주항쟁에서 87년 6월 항쟁까지 1980년대 민주화운동의 역사를 정리한 자료집 <6월 항쟁을 기록하다>가 나왔다.
6월민주항쟁기념사업회가 4권의 자료집과 1권의 사진집으로 구성한 <6월…>은 항쟁의 주역인 시민들과, 민주쟁취국민운동본부의 지도부 등 40여명이 필자로 참여해 80년대의 기억을 생생하게 되살려낸다. 특히 지역 활동가들은 서울 부산 대구 경북 등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 항쟁의 기록을 꼼꼼히 정리했다.
사진집에는 방독면을 쓰고 근무하는 신촌역 역무원, 최루탄 냄새를 피해 얼굴에 비닐봉지를 쓴 어린이, 머리띠를 두르고 경찰서 앞에서 손자를 석방하라는 구호를 외치는 양심수의 할머니, 불 붙은 동료의 진압복에 소화기를 뿌리는 전경들의 모습 등 새로 발굴된 사진 300여장이 실려 엄혹한 시대상을 실감나게 전해준다.
기념사업회 관계자는 “민주화 운동사는 혹독한 탄압으로 인해 그 동안 기록을 남기기는커녕 부단히 그 흔적을 지워야 했던 기록 소각의 역사였다”며 “80년대 민주화운동의 역사를 전하는 귀중한 자료로 남아 민주주의 발전을 위한 작은 디딤돌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사업회는 자료집을 언론사, 도서관, 공익연구기관 등 전국 2,500곳에 기증할 계획이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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