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증시가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감으로 숨 고르기에 들어간 가운데 최근 상승장에서 큰 재미를 보지 못했던 현대차 그룹주의 주가가 모처럼 반등하고 있다.
번번이 주가의 발목을 잡아온 노사 갈등이 차츰 해소되고 있는 데다, 환율하락과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그간 부진했던 실적도 2분기부터 차츰 개선될 것으로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다.
25일 현대차가 지난 주말 대비 3.22% 오르며 8개월 만에 7만7,000원 선을 회복한 것을 비롯해 기아차(1.88%) 현대모비스(0.33%) 등 현대차 그룹 3인방의 주가가 일제히 올랐다.
그룹의 맏형 격인 현대차 노조가 ‘불법 정치파업’이라는 여론의 비판을 감안, 상급단체인 금속노조 주도로 이날부터 시작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권역별 부분파업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때문이었다.
증권가에서는 이와 관련, 그간 현대차 주가에 고질적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작용해온 강성 노조에 근본적 변화가 시작된 것이 아니냐는 희망 섞인 진단을 내놓았다.
김학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노조의 변화’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정치적 파업을 원하지 않는 노조원들의 반발로 이뤄진 이번 파업철회는 1990년대 말 현대중공업 노조의 변화를 보는 것 같다”며 “현대중공업 노조는 당시 조합원들의 평균 나이가 40세를 넘어가기 시작하면서 투쟁보다는 복지 위주로 선회했다”고 주장했다.
메릴린치도 “부정적인 여론과 내부반발로 부분파업을 철회했다는 것은 노조 안에서 온건한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는 것”이라며 ‘매수’ 투자의견과 함께 목표주가 9만원을 제시했다.
2분기 실적 개선 전망도 현대차 그룹주 주가의 비상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유영권 푸르덴셜증권 연구원은 “내수판매 호조와 미국, 인도 지역의 수익성 개선으로 현대차의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9.8%, 6.1% 증가한 7조6,892억원, 4,340억원에 이를 것”이라며 “원ㆍ달러 환율 하락과 원재료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률도 5.6%로 전분기 대비 1.2%포인트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부분파업 철회만으로 현대차 그룹주 주가의 본격 상승을 논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견해도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현대차 노조는 여전히 28, 29일의 전체 부분파업에 대해서는 강행방침을 고수하고 있다”며 “6월 말~7월 초 이루어질 임금ㆍ단체협상이 중ㆍ장기 노사관계의 불확실성을 가늠할 변수가 될 것”이라며 현재 주가보다 낮은 7만3,000원의 목표주가를 유지했다.
전성철 기자 for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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