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주류업체 비자금 수사

서울서부지검 형사2부(부장 곽규홍)는 25일 세계 1ㆍ2위 주류업체 한국법인인 디아지오 코리아와 페르노리카 코리아의 탈세 및 비자금 조성 혐의에 대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 업체는 2002~2005년 판촉물 제작업체로부터 물품을 공급 받은 뒤 가격을 실제보다 4, 5배 부풀린 허위 세금계산서를 끊어 차액을 돌려 받는 수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다.

검찰은 “계좌추적을 통해 판촉물 제작업체에 지급된 돈의 일부가 다시 주류업체 쪽으로 흘러 들어간 사실을 확인했다”며 “비정상적 방법으로 돈을 빼돌린 만큼 어디에 썼는지도 수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비자금 규모는 수십~수백 억원대로 전해졌으며, 마케팅 비용뿐만 아니라 감독기관 공무원에 대한 로비 자금으로 활용됐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유명 위스키 윈저, 조니워커 등을 생산하는 영국계 다국적 기업 디아지오는 위장거래와 가산세 미납 등 탈세 혐의로 지난해 말부터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아 왔다. 프랑스계 다국적 기업 페르노리카는 발렌타인, 시바스 리갈, 로얄 살루트 등을 생산하는 업체다.

김정우 기자 wookim@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