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구/ 돌베개올해로 출간 60주년…혁명가 내면 그대로
1949년 6월 26일 백범 김구가 경교장에서 육군 소위 김두희에게 암살당했다. 73세였다. 한 인물의 죽음은 역사의 물줄기를 돌려놓기도 한다.
해방공간에서 백범의 죽음이 그러했을까. 그가 동족의 손에 쓰러지지 아니하고, ‘나의 소원’에서 말한 대로 ‘우리나라 대한의 완전한 자주독립’을 위해 더 일할 수 있었더라면 하는 가정을 해 보는 것이다. 백범의 비극은 방법을 갖지 못했던 정치가의 비극, 끝내 현실보다 이상에 매달렸던 혁명가의 비극이었고 민족의 비극이 됐다.
“나라는 내 나라요 남들의 나라가 아니다. 독립은 내가 하는 것이지 다른 사람의 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 민족 삼천만이 저마다 이치를 깨달아 행한다면, 우리 나라가 완전 독립이 아니 될 수도 없고, 또 좋은 나라 큰 나라로 길이 보전되지 아니할 수 없는 것이다. 나 김구가 평생 생각하고 행한 일이 다 이러한 것이다. 나는 내가 못난 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못났더라도 국민의 하나, 민족의 하나라는 사실을 믿으므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쉬지 않고 해온 것이다. 이것이 내 생애요, 내 생애의 기록이 바로 이 책이다.”
백범은 <백범일지(白凡逸志)> 출간의 뜻을 이렇게 밝히고 있다. 1947년 12월에 첫 간행됐으니 올해로 출간 60주년이 된다. 백범일지(白凡逸志)>
상ㆍ하 2권에 ‘나의 소원’이 첨부돼 있다. 상권은 1928~29년, 하권은 1932년에 씌어졌다.
당초에는 백범이 기억에 주로 의지해 써내려간 수고(手稿)의 형태였다. 현재 출간돼 있는 것은 20여 종. 도진순 창원대 교수가 주해한 돌베개 판은 이들 판본과 여타 자료를 바탕으로 어긋나는 사실들을 바로잡고 해제를 붙여 2002년에 낸 것이다.
하종오기자 jo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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