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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북미개발스튜디오에 스카우트… 가든·렉츠세프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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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북미개발스튜디오에 스카우트… 가든·렉츠세프너

입력
2007.06.26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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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일을 다시 시작했느냐구요? 한국 기업의 일할 맛 나는 분위기가 마음에 쏙 들었기 때문입니다."

게임업체 넥슨의 캐나다 밴쿠버 소재 지사인 북미개발스튜디오에 새로 스카우트된 알렉스 가든 최고경영자(CEO)와 스티브 렉츠세프너 최고창조책임자(CCOㆍChief Creative Officer). 두 사람은 개인 재산의 기준으로 봤을 때는 굳이 일을 할 필요가 없는 거부들이다.

'천재 개발자'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니는 알렉스 가든은 1990년대 후반 자신이 설립한 렐릭 엔터테인먼트에서 출시한 전략시뮬레이션 게임 '홈월드' 시리즈와 '임파서블 크리처스' 시리즈가 캐나다에서 빅히트, 일약 수천억원대를 벌어들이며 돈방석에 올라섰다.

스티브 렉츠세프너는 미국의 대형 게임업체 EA(Electronic Arts)에 개발자로 일하면서 이 회사의 인기 게임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SSX 시리즈, NBA 스트리트 등을 개발해 수백억원대의 재산을 거머쥐었다.

이들은 돈을 번 이후 곧바로 은퇴해 여행 등 취미 생활을 하며 인생을 즐겨왔다. 요즘 젊은이들의 꿈인 "많이 벌어 빨리 은퇴한다"는 꿈을 실현한 셈이다.

평생을 휴양지에서 즐겨도 되는 두 사람이 넥슨의 스카우트 제의를 흔쾌히 받아들이고 다시 일을 시작한 이유는 뭘까. 이들 두 젊은 청년 부자가 넥슨의 개발자 회의 참석차 19∼21일 방한했다.

"한국 말을 할 줄 모르지만 넥슨의 임직원들과 의사 소통을 하는데 아무런 어려움이 없어요. 이런 게 진짜 글로벌 기업이 아닐까 합니다." (알렉스 가든)

"능력에 따른 보상 시스템과 임직원들간의 화합을 잘 융화 시켰다는 점이 마음에 듭니다. 능력을 강조하면 경쟁 때문에 서로간에 서먹서먹해지기 쉬운데 잘 지내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예요." (스티브 렉츠세프너)

알렉스 가든 CEO는 1999년 한국을 처음 방문했고 2001년부터는 넥슨의 고문으로 일하면서 한국의 이곳 저곳을 체험해 스스로를 '한국통'이라고 자부한다.

그는 "인천국제공항이나 코엑스 등을 둘러 보면서 한국의 국제적 인프라는 잘 갖춰져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며 한국의 외형적인 국제화에 후한 점수를 주면서도 진정한 국제화를 위해서는 아직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그는 "대다수 한국 기업의 직원들이 퇴근 후 원하지 않는 회식이나 술자리에 개인 시간을 뺏기는 것을 보면서 아쉬움을 느낀다"면서 "한국 기업의 일부 경영진은 이런 것들이 업무를 원활히 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미국의 기업들은 이런 것들을 하지 않고서도 기업 효율성은 훨씬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의 기업들 가운데 가장 국제화된 분야가 외국과 교류하고 있는 온라인 게임 기업"이라면서 "한국의 정책 당국자들이 한국의 이런 기업들을 국제화 기업의 모델로 연구해볼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한국 게임 업체들의 역동적이고 합리적인 기업 문화가 모든 산업에 적용된다면 한국의 국가 경쟁력이 훌쩍 뛰어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렉츠세프너 CCO는 슬하의 세 자녀들에게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가르치고 있을 정도로 한국의 향후 발전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그는 "이전까지의 5년간은 세계 게임 시장을 미국의 게임 업체들이 지배해왔다면 앞으로의 5년은 한국의 게임 업체들이 지배할 것"이라고 말할 정도다. 두 사람은 미국, 캐나다 등 북미 지역의 게임 마니아들을 대상으로 하는 게임 개발에 나서게 된다.

이민주기자 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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