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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화호 조력발전소 현장/ 해수면 26m밑 축구장 12배 광장 '천지개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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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화호 조력발전소 현장/ 해수면 26m밑 축구장 12배 광장 '천지개벽'

입력
2007.06.26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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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만 있으면 세계 최대 조력발전소가 시화호에 들어서게 됩니다.”

24일 경기 안산시 시화공단과 대부도를 잇는 12㎞의 시화방조제 한가운데 있는 시화호 조력발전소 건설현장. 까마득히 파 내려간 자리에 근로자 100여명이 수차구조물 조성공사에 여념이 없다. 해수면보다 26.5m나 낮은 이 현장에서는 발전기가 들어설 공간을 확보하는 공사가 이뤄지고 있다.

이 곳은 당초 섬(작은 가리섬)이 있던 자리. 이 곳에서 파낸 흙만 150만㎥(10톤 트럭 20만대 분량)으로 이 흙으로 옆에 있는 바다를 메워 2만평의 레저단지 부지를 조성했다. 반대로 현장은 13만8,000㎡로 축구장 12개 넓이의 지하광장으로 변했다.

발전시설 건설현장 바로 옆에는 발전기의 집 역할을 할 원통형 구조물이 어마어마한 입을 벌리고 있다. 기초공사가 끝나면 직경 11∼14m에 달하는 이 원통형 구조물 10개가 나란히 설치되고, 그 속에 7m길이의 날개 3개를 가진 회전체(러너)가 들어가게 된다.

●50만명 사용할 수 있는 전력 생산

현장에는 벌써 1,2호 발전기가 들어설 곳에 철근 작업을 하고 있다. 현재 하루 100여명의 인부들은 조만간 300여명으로 늘어나 발전시설 및 배수시설 공사에 본격 투입된다. 지난해 트럭들이 분주히 오갔다면 이제는 인부들의 굵은 팔뚝이 힘을 쓸 차례인 셈이다.

시화호 조력발전의 원리는 최고 9.16m에 달하는 조수간만의 차다. 밀물 때 시화호 바깥쪽의 수위가 높아지면서 시화호로 물이 유입되는 압력을 이용해 전기를 만드는 것이다. 이렇게 조력발전소는 하루 두 차례 밀물 때(10시간)를 이용, 하루 25만4,000㎾, 연간 5억5,200만㎾h(생산전력x시간)의 전기를 생산한다. 지금까지 세계 최대로 알려진 프랑스 랑스조력발전소(하루 24만㎾, 연간 5억4,400만㎾h)를 넘어서는 규모로 50만명이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이다.

현장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960m 길이의 물막이 공사를 하면서 안전을 위해 해상에서 셀(물막이벽)을 직접 조립해 설치할 때가 가장 어려웠다”면서 “겨울철 누수가 생겨 5개월가량 공사 차질이 빚어졌지만 덕분에 새 기술을 익힐 수 있었다”고 말했다.

조력발전소는 오염물질을 발생하지 않고 공짜로 에너지를 생산하기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각광 받고 있으나 ▦입지조건(조석간만의 차) ▦발전기 설치가 가능한 단단한 지반 ▦막대한 비용의 방조제 건설 등 3가지 조건을 충족시키기가 쉽지 않아 현재 랑스발전소만이 상업발전을 하고 있는 수준이다.

수자원공사 박창준 차장은 “조력발전은 우리처럼 에너지 수입의존도가 높은 나라가 찾아야 할 대안”이라면서 “연간 86만2,000배럴(390억원)의 유류대체효과와 31만5,000톤의 이산화탄소 저감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시화호 수질개선 효과도

올해는 시화호 착공 20주년이 되는 해. 일부 수문을 개방하면서 시화호의 숨결이 이어지고 있지만 호흡은 여전히 가쁘다. 방조제 건너편에 어선들이 부지런히 오가는 것과 달리 감시선 3,4척 만이 파도에 흔들리는 모습도 안쓰럽다.

하지만 발전소가 완공되면 시화호의 이런 모습은 사라질 전망이다. 조력발전의 특성상 방조제 바깥 바닷물이 지속적으로 시화호 안쪽으로 유입됐다 빠져나가 수질이 획기적으로 개선되기 때문이다.

현재는 수문을 일정시간 개방해 시화호 물 일부를 순환시키고 있지만 발전이 시작되면 보름 만에 시화호는 완전히 물갈이가 된다. 때문에 완공이 되면 이 곳은 연간 100만명이 찾아 관광과 다양한 해양 스포츠를 즐길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수자원공사 차흥윤 팀장은 “하루 10시간 조력발전하는 데 1억6,000만톤의 바닷물이 순환한다”면서 “이는 시화호 저수용량 3억3,200만톤의 절반에 해당하는 규모지만 시뮬레이션 결과 상류물까지 완전 바뀌는 데는 16일 걸리는 걸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수자원공사는 현재 COD기준 4.7ppm의 시화호 수질이 2009년 말 발전이 시작되면 2ppm으로 유지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우건설 최동지 현장소장은 “충남 가로림만과 인천 강화에 조력발전소 건설계획이 속속 발표되고 있고 해외 20여개국도 타당성 검토를 하는 등 조력발전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앞으로 발전기 설치 등 정밀도를 요구하는 공사가 남아 있지만 시화호 조력발전소를 성공적으로 건설해 해외시장을 향한 또 다른 한류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2003년 착공한 시화호 조력발전소는 3,551억원이 투입돼 2009년 말 완공될 예정이며 현재 25%의 공정을 보이고 있다.

시화호(안산)=이범구 기자 gogu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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