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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그룹 '디토' "실내악 재미없단 편견 버리실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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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그룹 '디토' "실내악 재미없단 편견 버리실걸요""

입력
2007.06.26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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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앙상블 디토(Ditto)의 쇼케이스가 열린 21일 W호텔의 바는 20, 30대 여성들로 가득했다. 멤버들의 말 한마디, 움직임 하나에 쏟아지는 높은 톤의 환호성과 휴대전화 카메라 세례는 연예인의 팬미팅을 연상시켰다. 전날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이들의 데뷔 무대 역시 클래식 공연장보다는 인기 가수의 콘서트장 분위기에 가까웠다.

디토는 지난해 클래식 음반 판매 1위를 기록했던 스타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29)이 동년배 연주자들과 만든 그룹. 부조니 콩쿠르와 아르헤리치 콩쿠르 2위 입상자인 피아니스트 이윤수(29), LA필 최초의 한국인 단원인 바이올리니스트 자니 리(28), 시카고 리릭 오페라 오케스트라와 세종솔로이스츠에서 활동 중인 첼리스트 패트릭 지(29)까지 재능 뿐 아니라 젊은 세대에게 어필할 만한 매력과 개성을 가진 젊은 연주자들이 모여 ‘꽃미남 클래식 그룹’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연주회 프로그램은 화보집처럼 꾸며졌고, 홈페이지에서는 서포터스 이름 공모가 한창이다.

24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이들을 만나 “음악 대신 외모에만 초점이 맞춰지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다. 리처드 용재 오닐이 특유의 눈웃음과 함께 입을 뗐다.

“저에 대한 기사를 보면 늘 첫 줄에 ‘잘 생기진 않았지만 미소가 멋진 연주자’라고 나오던데 갑자기 꽃미남 그룹이라고 하니까 오히려 당황스러워요. 저 못생겼어요. 하하하.” 한바탕 유쾌한 웃음이 지나간 뒤 하버드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독특한 이력을 가진 자니 리가 말을 받았다.

“요즘 클래식은 티켓 팔기가 정말 어려워요. 연주자의 외모와 이미지가 티켓 구매를 결정하는 데 영향을 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죠. 중요한 것은 일단 공연장에 오면 음악을 듣게 된다는 사실이에요. 음악에 대한 관심을 높일 수 있다면 스타 마케팅이라고 해서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미국에서 성장한 이들은 각종 콩쿠르와 아스펜 음악제 등에서 만나 우정을 쌓아왔고, 실내악을 한국 대중에게 보다 친숙하게 소개하고 싶다는 오닐의 제안에 따라 한 데 뭉쳤다.

디토는 가볍고 유쾌한 음악 양식인 ‘디베르티멘토’의 줄임말. 오닐은 “실내악은 지휘자 없이 연주자들끼리 긴밀하게 만들어간다는 점에서 더 재미있고 매력적”이라면서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인기 없던 비올라가 대중적인 악기가 된 것처럼 실내악도 재미없다는 편견을 벗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패트릭 지는 “실내악을 워낙 좋아하는 데다 친한 친구들과 함께 해서 더 좋고, 관객들의 반응이 뜨거우니까 더 기분이 좋다”고 했다.

“부산에서 올라와 택시를 타고 모든 스케줄을 따라다니는 팬도 있어요. 미국과 달리 한국 관객들은 생동감이 있어요. 이런 분위기는 미국에서는 상상도 못해요.”

이들은 29일과 30일 세종문화회관에서 모스크바 체임버 오케스트라와 함께 모차르트 신포니아 콘체르탄테, 차이코프스키 로코코 주제에 의한 변주곡,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 등을 연주한다. 오닐은 “외모 뿐 아니라 우리의 음악성을 보여줄 수 있는 무대라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1577-5266

김지원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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