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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노대통령과 각 세우기' 대차대조표는

입력
2007.06.25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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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서울시장측이 검증 공방 와중에도 노무현 대통령 등 범여권과의 대립각 세우기를 멈추지 않고 있다. 이 전 시장 캠프 좌장격인 이재오 최고위원은 24일 “정전이나 휴전은 없다”며 재삼 전의를 불태웠다. 6월 초부터 본격화한 이 같은 각 세우기가 과연 이 전 시장측에 어떤 득실을 가져온 것일까.

이 전 시장측은 노 대통령과의 각 세우기가 일단 상당한 득을 보고 있다는 판단이다. 먼저 치열한 검증 공방과 정책토론회 등의 영향으로 하향세를 보였던 이 전 시장 지지율을 일정선에서 멈추게 한 효과를 봤다는 분석이다.

캠프측은 “한때 한 자릿수까지 좁혀졌던 박근혜 전 대표와의 격차가 노 대통령과의 본격 각 세우기에 따라 11~15% 포인트 격차로 다시 벌어졌다”며 “지지층 결집 효과를 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 시장이 야당의 대표주자라는 인식을 심어준 것도 청와대와 충돌하는 와중에 얻은 소득이라는 게 캠프의 생각이다. 박 전 대표와의 대립구도와 달리 청와대와의 대립구도는 ‘범여권과 맞설 후보가 이명박’이라는 이미지를 심어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쏟아지는 검증 공세 와중에서 일반의 관심을 검증의 내용 자체에서 다소 벗어나게 만들었다는 분석도 있다.

그렇다고 노 대통령과의 대결이 이 전 시장측에 마냥 호재만은 아니다. 박형준 캠프 대변인도 “중ㆍ장기적으로 본다면 노 대통령과의 격한 대결이 좋을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우선 노 대통령과의 각 세우기는 이 전 시장이 높은 지지를 받고 있던 호남권에서 지지층이 상당 부분 빠져 나가게 만든 주요 원인이 됐다.

또 이 전 시장의 특장점인 경제지도자 이미지가 이번 과정에서 일정 부분 희석돼 버리고 정치 투사의 이미지가 강해졌다는 우려도 있다.

특히 경선 과정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현직 대통령과의 맞대결은 그 자체로 부담일 수밖에 없는 측면이 있다. 박 대변인은 “사실 현존 권력이 작심하면 얼마든지 방해공작을 펼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이 같은 우려를 표명했다. 때문에 검증 공세가 잦아드는 시점이 온다면 노 대통령과의 각 세우기도 일정 부분 수위가 낮아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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