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홍역퇴치 선언을 한 지 1년도 안 돼 홍역퇴치국가의 지위를 잃었다.
24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올 들어 국내에서 홍역 확진을 받은 환자는 88명(21일 기준)으로 집계됐다. 우리나라 인구를 4,800만 명으로 볼 때 인구 100만 명당 홍역환자가 1.8명꼴이어서 세계보건기구(WHO)의 홍역퇴치국가 기준(인구 100만 명당 1명 이하)을 넘어섰다.
국내에서는 2000∼2001년 홍역 대유행기에 5만5,000여명의 환자가 발생한 이후 보건당국이 홍역퇴치 사업에 적극 나서면서 2002년 11명, 2003년 13명, 2004년 6명, 2005년 6명, 2006년 6명 등으로 급감, 우리나라는 명실상부한 홍역퇴치 국가가 됐다. 정부는 이에 따라 지난해 11월 초에 서태평양 지역 국가로는 처음으로 홍역퇴치를 선언했다.
그러나 올해 4월 이후 예방접종을 받지 않은 0∼1세 영아를 중심으로 홍역 발병이 늘기 시작했고, 특히 일본에서 전염성이 강한 홍역이 기승을 부리면서 우리나라 보건당국을 더욱 긴장하게 만들었다.
보건당국은 대중매체 등을 통해 예방접종을 받지 않은 6세 이하 소아는 반드시 예방접종을 받을 것을 강력히 권고하는 등 홍역 예방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보건당국은 최근 확산 조짐을 보이던 홍역 환자가 더 이상 늘어나지 않는 등 불길이 잡히는 상황이어서 그나마 안도하고 있다.
홍역은 급성 발진성 바이러스 질환으로 발열과 기침, 콧물, 결막염 증상이 나타난다. 입 속 점막에 흰색 좁쌀 모양의 발진이 나타나는 환자도 있다. 홍역은 전염성이 높으므로 발진이 나타난 이후 5일간 격리치료를 받아야 한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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