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과 환락’의 도시 라스베이거스는 아직도 ‘건설중’이다. 1946년 전설적 마피아 벅시 시겔이 네바다주의 사막 한가운데 카지노 호텔을 개업한 이후 1990년대에 이미 세계 최대규모의 호텔 도시가 된 라스베이거스에는 지금도 여전히 새로운 호텔들이 더 크고 호화롭게 지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 라스베이거스의 호텔 신축붐은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도 폭발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다.
현재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호텔들의 객실수는 모두 15만1,000개인데 지금 공사가 진행중인 호텔들이 완공되면 1만1,000개의 객실이 더 늘어나게 되고 앞으로 지어질 설계 및 기획 단계의 호텔 객실 규모도 3만5,000개에 달한다.
5,000개의 객실로 이미 세계 최대의 자리에 오른 MGM 미라지 호텔은 6개의 빌딩으로 구성된 ‘시티센터’를 새로 짓고 있다. 시티센터는 4,000개의 객실을 갖춘 호텔, 엄청난 규모의 컨벤션 센터, 2,700개동에 달하는 주거용 초호화 콘도 시설들이 들어서는 기념비적인 건물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MGM 미라지측은 시티센터 공사에 70억 달러를 쏟아 붓고 있는데 이는 민간 프로젝트로는 미 역사상 가장 큰 규모라고 한다. 베네치안 호텔은 지금은 규모가 세계에서 여섯번째, 라스베이거스에서는 네번째이지만 현재 증축하고 있는 3,200개의 객실 공사가 끝나면 객실수 7,000개로 세계 최대 호텔로 새롭게 등극하게 된다.
에슈런 플레이스는 최근 폭파 공법으로 해체되는 장면이 CNN 방송 등에 생중계되기도 했던 스타더스트 호텔 자리에 5,000 객실이 넘는 규모의 호텔을 신축중인데 여기에는 모두 44억 달러가 투입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에 휘몰아치고 있는 건설붐은 호텔 뿐만 아니라 주거용 콘도 분야로도 확산되고 있다.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수억 달러를 들여 라스베이거스 콘도 사업에 뛰어들었고 기존의 호텔 재벌들인 MGM 미라지, 베네치안 측도 콘도 건축에 손을 대기 시작하는 등 현재 22개의 사업계획 아래 1만여동의 콘도가 지어지고 있다.
미 전역의 부동산 시장은 벌써 내리막길로 들어섰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라스베이거스의 콘도 사업가들은 “라스베이거스가 도박의 도시에서 좀 더 오래 머물고, 살고 싶은 도시로 바뀌고 있다”며 ‘대박’을 장담하고 있다. 전세계의 부자들이 ‘제2, 제3의 집’으로 라스베이거스의 콘도를 사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라스베이거스의 끝없는 팽창을 떠받치고 있는 근원적인 토대는 물론 전세계에서 몰려들고 있는 도박꾼들의 ‘욕망’이다. 도박산업에는 ‘브레이크가 없다’는 점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라스베이거스 호텔들의 주말 객실 사용률은 평균 95%에 달하고, 새로 지은 호텔의 경우는 거의 100%에 육박한다.
각종 국제회의에 유치에 성공, 대규모 컨벤션 센터로서의 기능까지 겸하게 되면서 주말이 아닌 때에도 객실 사용률이 90%에 이른다고 한다. 미 베이비 부머 세대들이 자식들을 출가시킨 이후 노후를 즐기는 시기에 접어든 것도 라스베이거스를 살찌우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아시아의 도박꾼들, 특히 중국 본토와 홍콩에서 건너오는 사람들과 미국내 중국계 이민자들도 라스베이거스의 중단없는 전진에 한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중국 경제가 비약적 성장을 거듭하면서 ‘도박에 빠져들기 쉬운 민족성을 갖고 있는’중국인들이 앞 다퉈 라스베이거스로 몰려오고 있다는 얘기다.
라스베이거스에서는 한번에 5만 달러 이상을 거는 큰손들을 ‘고래’라고 부르는데 고래의 80%가 중국출신이라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자연히 라스베이거스의 호텔들은 실내 장식을 중국풍으로 바꾸고 중국어로 된 홍보전단을 뿌리는 등 중국인들을 상대로 한 판촉활동에 열을 올리고 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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