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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범 무역협회장 인터뷰/ "日·中과 FTA 맺고 아시아 허브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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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범 무역협회장 인터뷰/ "日·中과 FTA 맺고 아시아 허브 돼야"

입력
2007.06.25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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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은 한국경제의 힘이다. 수출이 한국경제를 먹여 살려왔다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하지만 요즘 수출환경은 녹록치가 않다. 환율로 인한 가격경쟁력 하락, 후발국들의 맹추격, 높아지는 무역장벽과 규제, 여기에 한미 FTA가 가져올 새로운 무역환경까지. 우리나라 수출전선의 지원 부대를 맡고 있는 한국무역협회 이희범 회장으로부터 최근의 무역환경과 수출기업지원을 위한 구상을 들어봤다.

_요즘 환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수급면에서 보면 무역업계가 원인제공자이긴 하지만 외환 당국이 역할을 강화해야 합니다. 일본은 연간 700억달러의 무역흑자를 내는데도 엔화가 절하되지 않습니까. 이것은 저금리를 바탕으로 해외투자를 촉진함으로써 가능하게 된 것이지요. 우리도 해외투자 활성화를 위해 보다 적극적인 유인책과 절차 간소화가 필요합니다. 통화당국의 입장은 이해하지만 부동산 투자열기나 유동성 과잉 등만 보고 금리를 인상할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_환율마지노선을 얼마로 보시나요.

“달러당 950원 이상은 유지돼야 합니다. 우리와 경합하는 일본 엔화, 중국 위안화 환율을 고려해야지요. 일각에선 원화 절상을 산업체질 강화의 계기라고 하지만 지금은 너무 속도가 빠릅니다.”

_한ㆍ미FTA가 결국 추가협상을 하게 됐습니다.

“추가협상의 근거가 되는 신통상정책은 한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미 타결한 내용의 골격을 크게 흔들지는 않을 것입니다. 추가 협상도 결국 양국간 균형을 이루게 되겠지요. 어쨌든 한미FTA의 발효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습니다. 미국이 일본이나 중국과 협정을 체결한다면 우리의 이익은 크게 줄어들게 됩니다. 우리나라나 미국의 정치일정이 만만치 않지만, 국회가 전체 국익이 어디에 있는지를 생각해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_한ㆍEU FTA협상이 시작되었는데 무역협회 차원에서 지원계획은 있는지요.

“EU 27개국은 미국 못지않게 중요한 경제협력 파트너입니다. 무역협회, 전경련, 대한상의, 중기중앙회, 은행연합회, 농협으로 구성된 한미FTA민간대책위원회는 이제 FTA민간대책위원회로 전환해 EU와의 FTA체결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특히 9월에 EU본부가 있는 브뤼셀을 비롯해 파리, 프랑크푸르트 등에서 현지 기업들과 함께 한ㆍEU FTA 체결을 위한 공조활동을 할 계획입니다.”

_일본이나 중국과 FTA는 어떻게 보십니까.

“일본 중국과 FTA는 파장이 큰 것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좀 더 큰 눈으로 보면 분명히 가야 할 길입니다. 동아시아의 협력체제에서 흥미로운 점은 한-중-일간에는 연결고리가 없으나 3국이 모두 아세안과 FTA를 맺어 아세안이 협력의 중심이 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우리나라가 허브역할을 하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_이런 상황에서 금속노련 파업 등은 참 안타까운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이번 파업은 도저히 명분과 목적이 이해되지 않습니다. 물론 노사 모두 화합을 이뤄야겠지만, 지금은 노조쪽에서 좀더 큰 눈으로 볼 때입니다. 우리의 경쟁자는 한국에 있지 않고 미국, 유럽 등 우리 외부에 있습니다. 국내 일등은 무의미하며 세계 일등이 되어야 하는데 이런 식으로는 우리 기업이 오래가지 못할 것입니다.”

_중소기업쪽 얘기를 해볼까요. 그동안 어떤 지원책을 내놓았습니까.

“무역협회는 ‘우리에게 VIP는 중소ㆍ지방 수출기업’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이들을 위한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경주해왔습니다. 중소기업의 수출애로를 맞춤형 방식으로 해결해주자는 취지로 올해 무역현장지원단을 만들었는데 반응이 좋은 것 같습니다. 지방기업들이 서울에서 상담할 경우 서울사무소로 쓸 수 있는 비즈니스센터, 무역업 창업을 지원하는 트레이드 인큐베이터도 열었습니다. 무역기금을 늘리고 환변동 보험료를 무상으로 지원하고 있는데 올해 들어 협회 회원사가 660개사나 늘어났습니다.”

_경제는 결국 창업이 열쇠인데 우리의 창업제도가 낡지 않았나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창업과 부도는 경제상황을 보여주는 가늠쇠라 할 수 있습니다. 무역 쪽에서 보면 최근 폐업이 창업보다 많았던 것 같아요. 무역은 제도적 문제보다 상품이 먼저이고 다음은 판로인데 판로 확보가 쉽지 않은 것지요. 특히 요즘은 환율 때문에 많은 대일수출업체가 고사위기에 몰리고 있습니다.”

_앞으로의 역할을 말씀해주시지요.

“전자무역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무역협회도 중소기업의 e-비즈니스 지원을 위해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있으며 일부는 세계 최고의 수준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만 이를 한 단계 더 끌어올릴 계획입니다. 하나의 인터넷 화면을 통해 바이어를 발굴하는 일에서부터 은행 신용장, 세관 통관, 운송회사의 선적 서류에서부터 대금결제에 이르는 모는 무역업무를 해결하는 것이 그 중 하나입求? 무역협회는 내달 31일에 창립 61주년을 맞아 회원사들에게 미래형 e-비즈니스의 기반을 완벽하게 제공하는 유비쿼터스 무역협회(Ubiquitous-KITA) 플랜을 제시할 계획입니다.”

● 프로필

경북 안동 출생

서울사대부고, 서울대 전자공학과

1972 행정고시 12회

1987. 5 미국 조지워싱턴대 경영대학원 수석졸업(MBA)

2003. 8 경희대 경영학박사(생산관리 전공)

1999~2000 산업자원부 차관보

2000~2001 산자부 산업정책실장

2001~2002 산자부 차관

2002~2003 한국생산성본부 회장

2003.4~12 서울산업대 총장

2003~2006 산업부 장관

2006.2~ 한국무역협회 회장, 한미경제협의회장, 한국공학한림원 부회장

정리=김 혁기자 hyukk@hk.co.kr배우한기자 bwh3140@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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