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간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차관보의 방북 결과에 대해 북한측은 만족스러운 분위기가 역력하다. “포괄적이고 생산적이었다”는 23일 북측 외무성의 평가는 전례에 비추어 이례적이라 할 만큼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특히 ‘포괄적’이라는 말이 주목된다. 힐 차관보의 방북을 계기로 비핵화라는 미측의 목표와 금융문제를 포함한 경제제재와 관계정상화라는 등 북측의 관심사가 모두 다루어졌다는 뜻으로 보인다. ‘생산적’이라는 것은 만족할만한 수준의 의견접근이 있었음을 시사한 것이다.
북측 외무성 발표로 볼 때 방북 결과는 구체적으로는 “2ㆍ13합의 이행과 차후단계에서의 깊이 있는 의견교환” “금융거래분야에서의 협력 강화” “향후 (북미간) 접촉과 협의를 더욱 심화” 등 세가지로 정리된다.
이는 비핵화와 관련해 2ㆍ13합의, 즉 영변 핵 시설 폐쇄 후 핵 프로그램 신고 및 불능화 조치에 대한 협의를 조속히 진행한다는 것, 이 같은 비핵화 진전에 발 맞추어 북측의 국제 금융거래 정상화를 위한 협의와 관계정상화를 위한 북미간 접촉을 늘려나간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힐 차관보도 22일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모든 내용을 다 다루었다”며 “2ㆍ13합의의 완전한 이행에 대한 양측의 의지를 확인한 유용한 회의였다”고 말한 바 있다.
양측의 만족도는 비핵화와 북미 관계정상화의 조기 이행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이번 접촉이 20년간 요동친 북핵 문제와 한반도 정세에 대변화를 불러일으킬 신호탄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진황 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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