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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 방문 북한·미국 평가/ 미국 "부시의 양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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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 방문 북한·미국 평가/ 미국 "부시의 양보"

입력
2007.06.25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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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의 전격적 방북에 대해 미 언론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미국이 정책을 전환, 북한을 진정한 양자협상의 대상으로 받아들였고 이번에 또 다른 양보를 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23일 “북한이 힐 차관보 초청을 통해 6자회담 재개방침을 내비친 것이라면 미국은 힐 차관보를 북한에 보냄으로써 북한을 협상 대상으로 인정한다는 뜻을 알린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다만 “북핵 문제 해결까지는 아직 먼 길이 남아 있다”면서 “북한은 플루토늄 제조사실만 시인했으나 미국은 북한이 우라늄 농축설비를 구입했다는 의혹을 갖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에 앞서 워싱턴포스트는 22일 힐 차관보의 북한 방문은 그 동안 미측이 고위관리의 방북에 내걸어 온 ‘전제조건’들을 철회한 정책전환이자 양보라고 지적했다.

포스트는 힐 차관보가 오랫동안 북한방문을 추진해 왔으나 콘돌리사 라이스 국무장관을 비롯한 다른 고위관리들은 이제까지 힐 차관보의 방북을 위해서는 먼저 원자로 폐쇄와 같은 북한측의 ‘명시적 조치’가 필요함을 강조했었다며 이같이 평가했다.

이러한 ‘전환’에 대해 미 정부측은 ‘자연스러운 진화’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보수 강경세력들은 단시일내에 이뤄진 부시 행정부의 너무나 많은 양보가 미국의 협상지위를 약화시켰다는 비판을 하고 있다고 포스트는 전했다.

부시 행정부에서 첫 대북 특사를 지낸 한반도 전문가인 찰스 프리처드 한미경제연구소 소장도 23일 힐 차관보의 방북은 ‘영변 원자로 폐쇄 이전에는 방북하지 못한다’는 기존의 부시 행정부 방침을 바꾼 것이라며 긍정적 의미를 부여했다.

프리처드 소장은 이날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부시 행정부는 북한과 직접 대화하지 않으며, 영변 원자로 폐쇄 이전엔 힐 차관보가 방북하지 않는다는 두 가지 ‘잘못된 조건’을 고수해왔으나 이번에 이런 조건들에서 물러선 것”이라고 평가했다.

프리처드 소장은 “힐 차관보는 벌써 북한을 방문했어야 했으며 그의 방북으로 미국 외교가 마침내 합리성을 찾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잘못된 조건을 내세우면 그것이 통하지 않기 때문에 반드시 후회하게 된다”며 그래서 부시 행정부는 6년간이나 실패를 경험할 수 밖에 없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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