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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때 유석오·석환 한날 입대해 한날 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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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때 유석오·석환 한날 입대해 한날 숨져

입력
2007.06.25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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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12월에 함께 입대해 같은 부대에 배치돼 한 날 전투에서 같이 숨진 형제의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 마치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를 연상케 하는 비극의 주인공은 유석오(당시 19세)ㆍ석환(17세) 형제다.

24일 국방부와 국가보훈처에 따르면 형제는 1950년 12월31일 국군 8사단에 입대해 10연대에 함께 배치를 받았다. 두 사람은 군번도 형이 ‘0181005’, 동생이 ‘0181014’로 그리 차이가 나지 않아 입대하면서부터 헤어지지 않으려고 했던 마음을 짐작케 한다. 유족들도 “동생 석환은 당시 군에 갈 나이가 아니었는데 징집됐다”며 “형을 따라 다니려고 같은 부대에 배치 받으려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형제는 51년 2월 중공군의 춘계 대공세 때 강원 횡성지구 전투에 참전해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 뒤 그 해 4월6일 지리산 빨치산 토벌작전에 나란히 참가했다. 하지만 형제는 입대 후 불과 4개월 남짓 만에 이 전투에서 꽃다운 청춘을 마감했다. 유해는 전장인 전남 화순군 화순읍 이십곡리 지역에 매장됐다.

그로부터 50년 만인 2001년 5월21일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그 격전지에서 형제의 유해를 거의 완전한 형태로 찾아냈다. 유해와 함께 형에게서는 비옷 1점과 M1 소총실탄 7발, 군복 단추 22개를, 동생에게서는 전투화 1족, 숟가락 1개, 단추 6개, 비옷 1점을 같이 발굴했다.

유가족과 유전자 검사를 통해 정확한 신원을 확인한 뒤 형제는 2002년 4월26일 대전 국립현충원에 안장됐다. 전쟁의 참혹함 속에서 피어난 우애를 기리기라도 하듯 형제는 현충원 푸른 잔디 위에 나란히 묘비로 남았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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