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삼성전자에 다니던 박모씨는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두고 올해 서울 모 사립대 영어교육과에 편입했다. 교사가 적성에도 맞아 보이고, 안정된 직업이라는 생각이 인생의 방향을 바꿔 놓았다. 박씨는 “평생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고민하다가 여름을 이용해 편입 문을 노크하게 됐다”고 말했다.
여름철 편입 노크 늘어
여름이 다가오면서 대학 편입을 고민해왔던 수험생들이 본격적으로 시험 준비에 뛰어들고 있다. 1학기 학교 생활, 또는 상반기 직장생활로 준비가 소홀했던 이들에게 차근차근 기초를 다질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4년제 대학 2년 이상 수료자나 전문대 졸업자는 ‘일반편입’에, 4년제 대학 졸업자는 ‘학사 편입’에 지원할 수 있다. 2학기엔 학사편입만 실시된다. 현재 가톨릭대 성공회대 등 전국 19개 대학 정도만 7월부터 2007학년도 2학기 편입전형을 실시할 예정이다. 대부분의 편입학 희망자들은 서울대를 비롯해 주요 사립대가 전형을 치르는 ‘1학기 편입’을 노리고 있는 상황이다.
2008학년도 대학 편입은 올해 12월 중순께 원서접수를 시작으로 2008년 1, 2월 대학마다 각자 정해진 전형 기준에 따라 시험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미 전형 계획과 예정일을 밝힌 학교도 있지만, 대다수 학교는 올해 말까지 가야 세부 전형안을 내 놓을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학교 ‘간판’을 바꾸기보다는 취업 또는 전문직 진출에 유리한 학과로 몰리는 추세다. 특히 사범대나 의ㆍ약대가 그렇다. 2007학년도 1학기 한국외대와 중앙대 영어교육과 편입경쟁률은 각각 35대 1, 42.5대 1이었다. 특히 약대 경쟁률은 덕성여대의 경우 약 91대 1, 동덕여대는 78대 1까지 치솟았다.
영어가 합격의 열쇠
편입에 성공하려면 목표대학을 정하는 일이 우선이다. 복수 지원에 제한은 없지만, 적성에 맞는 학과를 몇 개 선택해 해당 대학의 시험 유형에 대비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전형요소는 크게 영어와 전(前) 대학성적, 면접 등으로 나뉜다. 일부 대학은 수학시험을 추가로 본다. 이 중 당락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영어로, 반영비율이 대체로 50% 수준을 넘는 경우가 많다. 2007학년도 1학기 선발에선 덕성여대 서울여대 동덕여대가 자체 실시한 영어시험으로만 편입생을 뽑았다. 고려대 한국외대 서강대 등도 1단계 전형에서 100% 영어 성적으로만 합격자를 선발했을 정도로 각 대학의 영어 반영 비율은 높다.
대학이 요구하는 지원 자격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이수학점 수와 계열 별 지원제한 조건은 지원자가 반드시 파악해야 할 사항이다. 일반편입의 경우 보통 ‘2학년 수료ㆍ60~75학점 취득’ 정도를 기본 자격으로 제시하고 있다. 2007학년도 고려대 자연계열과 가톨릭대 자연계열(생활과학부 제외)은 동일계열 전공자만, 서강대 아주대는 평점 2.0 이상인 자만 지원할 수 있었다. 서울대는 매년 1학기 일반편입 없이 학사편입으로만 학생을 선발한다.
자연ㆍ이공계열 학과 지원자를 대상으로 수학 시험을 보는 대학도 늘고 있다. 서강대 자연계열과 숭실대 공대ㆍ자연과학대ㆍIT대가 2008학년도 전형부터 수학 필기고사를 새로 도입한다. 기본적인 수학 지식 없이 전공수업을 따라가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지금부터 계획 착실히
한만경 김영편입학원 대표는 “여름방학은 영어의 기본 어휘ㆍ문법을 탄탄히 다질 수 있는 준비의 분수령”이라고 강조했다. 우선 7, 8월은 기초 학력을 쌓는데 시간을 집중 투자한다. 가장 중요한 전형 요소인 영어의 어휘ㆍ문법 기초를 다지는 것이다.
9, 10월은 약점 공략 시기다. 주 1회 실전문제를 풀면서 자신의 약점을 파악한다. 어떤 문제 유형에 취약한지 파악을 하고, 이를 만회하는데 신경을 쓴다. 11월은 희망 대학의 출제 경향을 파악, 12월부터 시험일 전까진 비슷한 형태와 난도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반복 학습하도록 한다.
각 대학이 자체 출제하는 편입영어시험은 비교적 짧은 시간 동안 많은 문제를 풀어야 하며, 독해와 문법의 비중이 높다는 점이 특징이다. 문법책을 반복해서 읽으며 중요 내용은 암기하는 것이 좋다. 최근엔 시사독해 지문이 늘고 있으므로 영자신문이나 영자잡지 등을 틈틈히 읽어 두는 것이 좋다.
편입 수학은 대부분 대학이 미적분, 선형대수, 공업수학 등을 위주로 출제한다. 짧은 시간 내에 정확히 문제를 풀 수 있느냐를 측정한다. 출제 유형의 문제를 직접 손으로 풀어보면서 감각을 익히는 방법 외엔 뾰족한 방법이 없다.
박원기기자 one@hk.co.kr도움말 김영편입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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