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에게 수자원공사의 ‘경부운하 문건’을 전달한 결혼정보업체 김 대표는 누구 일까.
서울 모 대학 경제학과 87학번으로 알려진 김 씨는 2001년 4월 서울 청담동에 P사를 설립한 뒤 전직 대통령 손주나 대기업 최고경영자(CEO) 등 여러 유명인사 자제들의 혼사를 성공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홈페이지를 통해 회사 VIP로 청와대와 국회, 유명 대기업 등을 직접 소개하고 있고 회사 추천란에도 전직 차관이나 재계, 문화계 인사들의 글이 실명으로 올라와 있다.
경부운하 재검토 보고서의 유출 및 전달자가 확인됐지만 유출경위는 아직도 석연치 않다. 경찰은 수자원공사 김 본부장이 보고서를 넘기는 과정에서 작성자 항목을 수자원공사에서 TF로 고친 점에 주목하고 있다.
김 본부장이 보고서가 공개될 것을 알고 출처를 숨기려 했다면 보고서 유출이 다분히 의도적이었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결혼정보업체 김 대표가 이 보고서를 모 언론사 기자에게 전달해 기사화하는 과정도 우연이라고 보기엔 너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는 지적이다.
실제 김 대표가 유출한 보고서가 기사화되기까지 불과 1주일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다. 즉, “특별한 관계는 아니다”라는 김 본부장의 말과 달리 보고서 전달 과정이 너무 신속해 모종의 의도가 개입됐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실제 김 대표 고객 중에는 상류층 인사가 적지 않아 이 보고서를 필요로 한 정계 인사를 가정하는 것이 불가능 한 것만은 아니다.
경찰은 일단 두 사람의 진술에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25일 재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이범구기자 gogu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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