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지부장 이상욱)의 한ㆍ미자유무역협정(FTA) 반대 파업강행 방침에 대해 반대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지부 일부조직이 노조간부만 참여하는 ‘간부파업’을 선언했다가 번복하는 등 노노 갈등 조짐이 일고 있다.
현대차지부내 정비위원회(옛 정비본부ㆍ의장 이상명)는 22일 ‘금속노조 한미 FTA 저지 관련 총파업 공지건’이라는 제목으로 산하 전국 23개 지회에 보낸 공문을 통해 “이번 한미 FTA 반대파업을 위해 현장조합원의 여론을 바탕으로 정비위원회 산하 각 지회의 실질적인 조직 동원력을 심도있게 점검했다”며 “현실적인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 대의원을 포함한 정비위원회와 각 지회의 집행간부 중심으로 파업을 벌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부 집행부는 이 사실이 알려진 직후 “당초 내려보낸 간부파업지침을 철회했다”며 “예정대로 25일부터 전체가 참여하는 파업을 강행한다”고 이를 번복했다.
산하 위원회가 노조집행부가 결정한 파업지침에 따르지않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노조간부 파업은 전체 조합원이 참여하는 파업이 아니기 때문에 정상조업이 가능하다.
지부 집행부가 간부파업 방침을 철회한 것은 자칫하면 노노갈등이 확산되면서 파업전선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현장에서 반발여론이 거세기 때문에 불씨는 여전하다.
실제로 정비위원회는 “일부 이견도 있었지만 전반적인 의견은 이번 파업 진행과정에 대한 혼돈과 함께 정비위원회 소속 조합원이 고객을 직접 상대하는 업무 특성으로 인해 파업을 조직화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 고민의 주된 내용이었다”고 지적했다.
현대차지부 산하에는 판매위원회와 정비, 남양연구소, 모비스, 전주, 아산공장 등 모두 6개 위원회가 있다.
정비위원회의 이 같은 결정은 정치파업에 대한 조합원 반발여론과 더불어 고객과 만나는 최일선 근무자의 파업에 따른 시민의 불만을 더 이상 외면하기 어려운 현실 등을 감안한 것으로 분석되며 판매위원회도 비슷한 성향으로 알려졌다.
정비위원회는 전국의 정비공장에 소속된 23개의 지회를 두고 있으며, 조합원 수가 2,800명이 넘는다. 이중 노조간부는 130여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지부는 이에 대해 “산하 위원회에서 노조집행부가 정한 파업방침을 바꿀 수 있는 권한이 없다"며 "사실 확인을 거쳐 적절히 대처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울산=목상균 기자 sgmok@hk.co.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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