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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사회책임투자, 세계적 혁명' 돈 벌고 괄시받을 것인가, 환영받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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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사회책임투자, 세계적 혁명' 돈 벌고 괄시받을 것인가, 환영받을 것인가

입력
2007.06.23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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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셀 스팍스 지음ㆍ넷임팩트코리아 옮김 / 홍성사 발행ㆍ464쪽ㆍ2만8,000원

감리교의 창시자 존 웨슬리는 1760년 “돈을 마음껏 벌라. 그렇지만 네 양심과 이웃의 건강과 정신을 해치면서까지 벌지는 말라”고 설교한 적이 있다. 하지만 현실을 살펴보면 웨슬리의 설교가 무색해진다.

높은 수익을 좇아 부도덕한 곳을 향하는 돈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떳떳하지 않게 돈을 벌고도 그것을 재테크라며 즐거워해야 할까. 좋은 일을 하고 사회에 공헌하며 돈을 번다면, 그것이야 말로 진정 훌륭한 투자일 것이다. 자본의 속성상 언뜻 그것이 가능할까 의심되지만, 지금 그 같은 투자 방식의 열풍이 세계로 확대되고 있다. 바로 사회책임투자다.

단순한 재무적 이익만 좇지 않고 기업의 사회적, 환경적, 기업지배구조적 측면을 고려해 투자하는 것이다. 이 방식을 택하면, 투자자가 기업에 대해 환경친화적 경영을 추구하고 반사회적 활동을 거부하며 좋은 지배구조를 갖도록 요구할 수 있다. 그래서 기업과 시장을 건강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사회책임투자, 세계적 혁명> 은 바로 그 사회책임투자에 대한 책이다. 저자는 영국 감리교회 중앙재무위원회 투자담당 대표 겸 윤리투자자문위원회 사무국장으로, 오랫동안 사회책임투자에 관여했다. 사회책임투자가 어떤 것이고 어떤 역사를 거쳤으며 현재 세계적으로 어떻게 전개되고 있고 앞으로 어떻게 될 지를 소개하는 책이다.

1990년 들어 영국과 미국에서 본격화한 사회책임투자가 결정적 전기를 맞은 것은 2000년 7월 3일 이뤄진 영국 연금법의 개정이다. 개정 연금법은 연금 투자자에게 사회책임투자와 관련한 투자 원칙을 규정하고 공개하도록 권고했는데 이때부터 사회책임투자가 런던 금융가의 투자원칙으로 자리잡았다.

런던 주식시장의 최대 자본가는, 시가총액의 35%를 갖고 있는 연금펀드다. 연금펀드의 자금이 노동자의 봉급에서 나오기 때문에 펀드의 실질 소유주는 노동자이다. 연금펀드가 자본과 노동의 접점을 제공하며 노동자는 펀드의 투자 정책에 참여하는 것이다.

아무리 그 취지가 좋다 해도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걱정스럽다. 사회책임투자를 통해 과연 이익을 낼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책은 여러 전문가의 수익률을 비교, 분석한 결과 사회적책임투자와 일반 투자 사이에 수익률 차이가 거의 없었다고 입증한다.

이런 가운데 사회책임투자는 현재 세계적으로 4,000조원 이상이 운용될 정도로 확대되고 있다. 영국, 미국은 말할 것도 없고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유럽 그리고 일본 등에서도 보편적인 투자방식으로 자리잡거나 자리잡아가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기대가 갈수록 커질 것이기 때문에 사회책임투자 또한 더 확대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우리나라에서도 올 3월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이 발족했다. 포럼은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진 자본에게 따뜻한 영혼을 불어넣는 것과 같습니다. 이른바 깨어있는 돈입니다’라고 창립선언문에서 밝힌 바 있다.

형태나 구성이 대학교재 같아서 일반 독자가 편히 읽기에는 좀 부담스럽다. 그래도 우리 사회가 지위고하, 나이, 직업, 사회적 신분 등을 불문하고 재테크에 혈안이 된 현실을 생각하면 한번 읽어볼 만 하다.

박광희 기자 kh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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