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도 개봉된 일본 만화영화 <이웃집 도토로> 의 배경이 된 ‘도토로 숲’이 시민과 지방자치단체의 보존 노력으로 개발 위기를 넘기게 됐다. 이웃집>
도쿄 외곽인 히가시무라야마(東村山)시와 사이타마(埼玉)현 도코로자와(所澤)시에 걸쳐 있는 숲 후치노모리(淵林)에는 오래 전부터 도토로 숲이라는 별명이 붙어 있다. 도코로자와시에 사는 세계적인 애니매이션 감독인 미야자키 하야오(宮崎駿)가 이곳에서 <이웃집 도토로> 에 대한 작품구상을 했기 때문이다. 이웃집>
숲이 실제로 작품에 등장하기도 했다. 주인공 삿키와 메이 자매가 찾아갔던, 엄마가 입원해 있던 나나구니야마(七国山)의 병원은 히가시무라야마시의 하치코쿠야마(八國山) 인근 병원을 모델로 한 것이다.
그러나 도토로 숲에 걱정이 생겼다. 히가시무라야마시 쪽에 있는 1,500㎡의 토지에 대한 개발계획이 세워진 것이다. 이 숲의 총 면적은 약 7,000㎡. 숲의 보호를 위해 도코로자와시가 자기쪽 지역 4,500㎡를 이미 사들인 상태에서 나온 개발 계획이었다.
미야자키 감독을 비롯한 시민들은 당장 일어섰다. 숲을 사들이기 위한 모금을 전국적으로 실시하는 한편 시에도 숲의 보전을 강력하게 요청했다.
결국 히가시무라야마시는 21일 시민들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토지조사와 소유권자와의 교섭을 통해 땅 구입을 신속하게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미야자키 감독 등 시민들은 기뻐하며 자신들이 모금한 2,000만엔을 시측에 전달했다.
도쿄=김철훈 특파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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