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국민검증위원회가 경선후보에 대해 당 안팎에서 제기된 의혹의 중간검증 결과를 어제 발표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 대해 제기된 '부동산 투기 목적 위장전입' 의혹과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정수장학회 관련 탈세ㆍ횡령, 건강보험료 체납, 재단사유화' 의혹이 모두 사실무근이라는 게 골자다.
결과적으로 두 후보의 해명을 그대로 확인한 셈이어서, 열린우리당을 비롯한 외부 정치세력으로부터 '방탄위원회'니 '물타기'니 하는 비난을 샀다. 이ㆍ박 두 후보 진영조차 검증위의 발표에 대해 이중적 태도를 보였으니, 이해가 정면충돌하는 정치적 적대세력의 비난이야 새삼스러울 게 없다.
우리는 검증위가 제기된 의혹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관련자료를 수집하고, 직접 관련자를 만나 증언을 들어가며 두 후보 진영의 해명자료와 대조하는 등 나름대로 진지한 노력을 기울인 점은 평가한다. 그런 과정을 거쳤다는 점에서는 검증위의 중간발표에 어느 정도의 신뢰성을 부여할 만하다.
검증위는 그러나 일부 부수적 사실을 확인하고서도, 그 내용이 당사자 해명과 일치한다는 이유만으로 평가 대상에서 아예 제외했다.
가령 이 전 시장의 위장전입 문제와 관련, 많은 반증자료가 '부동산 투기 목적'이라는 의혹을 씻었다지만 '학교 배정을 위한 위장전입'이 확인된 것 또한 사실이다.
시효는 끝났다지만 과거의 실정법 위반인 만큼 어떤 형태로든 평가를 내려야 했다. 적어도 '과거의 일인 데다 위법성이 중대하지 않아 후보 적격성과 같은 큰 가치와 직접 견주기는 어렵다'는 등의 판단을 보여줘야 했다.
박 전 대표에 대한 의혹도 다를 바 없다. '5ㆍ16 장학회(정수장학회 전신) 강제출연' 의혹에 대해 '후보의 직무수행 등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일이라 볼 수 없다'는 자체 평가를 달기는 했지만 '당시 10살이어서 직접 관련성이 없다'는 설명은 사안이 처음부터 도의적 책임 영역에서 제기됐음을 외면한 것이다.
이런 구멍을 메우지 못한 채 활동을 계속한다면 국민의 눈에 검증위는 물타기 기관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