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리리 글ㆍ오정택 그림 / 문학동네 발행ㆍ100쪽ㆍ8,500원
초등학생 3학년 준영이는 외롭다. 말 못할 고민이 있기 때문이다. 가장 큰 고민은 변비다. 대변이 시원하게 나오지 않는 것처럼 준영이는 고민을 속 시원히 털어놓을 친구도 없다. 한 푼이라도 벌어 큰 집으로 이사하고 준영이를 학원에 더 보낼 궁리뿐인 부모님과 우등생과 회장, 부회장의 이름만 부르는 담임 선생님은 준영이를 더욱 외롭게 할 뿐이다.
여느 날처럼 화장실에서 온 신경을 쏟고 있는 준영이. 어디에선가 ‘꾸루룩’하는 소리가 난다. 준영이가 ‘꾸루룩꾸루룩’ 소리를 따라 하자 수챗구멍에서 두꺼비 한 마리가 기어 올라온다. 자신을 왜 초대했냐며 준영에게 따지는 맹랑한 두꺼비는 ‘꾸루룩’이 ‘안녕’, ‘꾸루룩꾸루룩’은 ‘어서 와’라는 말인 줄도 몰랐냐며 애꿎은 준영이에게 투덜댄다.
준영이가 오물을 뒤집어 쓴 두꺼비를 깨끗이 씻어준 이후, 신기하게도 준영이는 대변을 시원하게 볼 수 있게 된다. 비밀 친구가 생긴 준영이는 두꺼비에게 고민을 털어놓는다.
두꺼비가 요술이라도 부리는지 그 순간부터 준영이의 바람은 조금씩 이루어진다. 준영이는 직장에서 일하느라 피곤한 엄마에게도 행운을 주기 위해 두꺼비를 소개시켜 주려 하지만, 엄마의 오해로 인해 두꺼비는 영영 사라지고 만다. 준영이의 변비도 도지게 된다.
속 깊은 친구 두꺼비를 되찾기 위해 준영이는 스스로 생각하고 의견을 말하는 적극적인 아이로 변해 간다. 열등감투성이던 준영이는 자신감이라는 것이 두꺼비가 만들어 주는 게 아니라 자신의 마음 속에 숨어 있음을, 결국 마음먹기에 달렸음을 깨닫게 된다. 아이들의 ‘성장’이라는 주제를 친숙하게 전달하는 책이다. 아이보다 부모에게 더 권하고 싶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