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차출을 둘러싼 대한축구협회와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줄다리기로 진통을 겪은 ‘베어벡호’가 23일 오전 김포공항에서 소집, 아시아 정상 정복을 위한 전력 담금질에 돌입한다.
핌 베어벡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은 23일부터 28일까지 제주에서 강도 높은 1차 훈련을 실시하고 29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이라크와의 친선 경기에서 훈련 성과를 중간 점검한 후 30일 파주로 이동, 다음달 4일까지 2차 훈련을 실시한다.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최종 수능’을 치르는 ‘베어벡호’는 6일 결전의 장소인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로 출국한다.
제주에서 진행될 1차 훈련의 화두는 ‘옥석 가리기’다. 베어벡 감독은 박지성(맨체스터 유나티이드), 이영표(토트넘 홋스퍼), 김남일(수원) 등 베테랑들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다양한 옵션을 시험해볼 전망이다.
특히 올림픽 대표팀 출신의 ‘젊은 피’들의 활약에 관심이 집중된다. 베어벡 감독은 국제 경기 경험이 부족한 이들을 이라크와의 친선 경기에서 시험해 볼 가능성이 크다. ‘올림픽호의 영건’들이 선배들을 제치고 주전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시험 무대에서 ‘국제 수준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줘야 한다.
올 시즌 K리그 최고의 토종 골잡이로 부상한 이근호(대구)는 염기훈(전북), 최성국(성남) 등과 측면 공격수 자리를 다툴 것으로 보인다. 올림픽 대표팀에서 주전으로 활약하며 ‘축구 인생 반전’의 계기를 만들었던 그가 A 대표팀에서는 어떤 활약을 보일지 기대된다. 베어벡 감독은 이라크와의 첫번째 평가전에서 이근호를 시험해볼 가능성이 크다.
김남일의 ‘대타’로 합류한 오장은(울산)은 손대호, 김상식(이상 성남)과 수비형 미드필더 한 자리를 다툰다. 비록 예비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베어벡 감독은 지난해 아시안게임 때부터 오장은의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높이 평가하고 있어 그의 주전 도약 가능성은 충분하다.
강민수와 김진규(이상 전남)의 중앙 수비 조합을 아시안컵에서도 사용할지 관심을 갖고 지켜볼 만 하다. 베어벡 감독은 ‘올림픽호’에서 안정감 있는 수비력을 보여준 이들을 지난 2일 네덜란드전에서 포백라인의 축으로 전격 기용했고 경기 후 “젊은 수비수들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던 점에 만족한다”며 이례적으로 이들의 경기력을 칭찬했다. ‘베어벡호’ 출범 이후 지속되고 있는 중앙 수비 불안을 ‘올림픽호 듀오’가 해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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