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대선이 18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대선판도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범 여권 후보의 향배가 여전히 안개 속일 뿐 아니라 한나라당의 유력 경선후보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의 지지도 격차가 검증공방 등 영향으로 출렁이고 있기 때문이다.
불과 두 달전만 해도 30% 포인트 가까이 벌어졌던 두 사람의 지지도 격차는 최근 10%안팎까지 줄었다. 머지 않아 두 후보 지지도 곡선이 한 점에서 만날 것이란 전망마저 나온다. 이는 한 동안 일방통행으로 흘러가던 한나라당 경선 레이스가 접전 구도로 바뀌고 있음을 의미한다.
20일 YTN이 글로벌리서치에 의뢰, 실시한 지지도 조사에서는 ‘오늘 대선이 치러진다면 누구를 찍겠느냐’는 질문에 30.5%가 이 전 시장을, 26.1%가 박 전 대표를 각각 꼽아 차이가 4.4%포인트에 불과했다. 6월7일 같은 조사(이 35.9, 박 26.0)에서는 차이가 9.9% 포인트였다.
문화일보와 한국사회여론연구소의 이날 조사에서는 이 전 시장 37.8%, 박 전 대표 26.1%로 격차가 11.7% 포인트였다. 5월 같은 조사(이 48.9, 박 22.4)에서는 26.5% 포인트였다.
최근 실시된 다른 조사에서도 이 전 시장 지지도 곡선은 하향세, 박 전 대표는 기울기는 작지만 완만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 같은 변화의 이유는 뭘까. 여론조사 전문가들도 엇갈린 분석을 내놓는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한귀영 연구실장은 “정책 토론회를 계기로 이 전 시장은 ‘경제 대통령’ 이미지가 부각되지 못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며 “‘수첩공주’로 알려졌던 박 전 대표는 의외로 선전, 소폭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여기에다 이 전 시장이 정치 전면에 나서면서 ‘정치와는 관계 없이 일 잘하는 사람’이란 이미지가 최근 많이 손상된 점도 하락을 부추겼다”고 지적했다.
정치 컨설턴트 박성민씨는 “범 여권 주자들간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이 전 시장쪽으로 와 있던 범 여권, 호남 지지 층이 조금씩 빠져나가고 있다”며 “검증 공방에서 이 전 시장측의 미숙한 대응도 중도층 이탈을 가속화시켰다”고 진단했다.
TNS 이상일 이사의 분석은 조금 달랐다. 그는 “이 전 시장에게 대운하, BBK, 위장전입으로 이어진 검증 공세가 집중되면서 지지율이 조정기를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박 전 대표쪽이 상승 호재를 갖고 있는 것도 아니어서 이 전 시장의 본격적 하락세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결국 전망도 엇갈린다. 한 실장은 “이 전 시장 지지층 가운데 TK, 50대 지지층의 이탈 폭이 크기 때문에 이들이 박 전 대표쪽으로 옮겨오면서 두 후보간 격차가 점점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미디어 리서치 김지연 이사는 “이 전 시장 지지층 가운데 충성도가 약한 사람들이 떨어져 나가는 것이어서 격차가 좁혀질 것이라고 속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김지성기자 js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