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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작은 택시'에 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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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작은 택시'에 반하다

입력
2007.06.22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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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찾던 바로 그 택시네요"

20일 서울 도봉구 창동의 일진운수를 찾은 부산시 공무원들은 박철영 전무가 내놓은 자료를 보면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 2,000cc급 중형택시를 1,600cc로 바꾼 뒤 생긴 변화를 적은 보고서에는 기대 이상의 효과들이 담겨 있었다. 일진운수는 중ㆍ대형 택시가 판치는 상황에서 2월 전국에서 처음 작은 택시를 도입했다.(본보 6월 11일자 13면)

보고서에 따르면 중형 택시는 하루 평균(12시간 기준) 약 190km를 운행하면서 32ℓ(2만5,400원)의 연료를 소모해 11만6,000원의 택시요금 수입을 올린 데 반해, 1,600cc급 작은 택시는 같은 거리를 25ℓ의 연료로 달려 12만2,000원을 벌었다. 골목길 등에서 운전하기 편해 더 많은 손님을 태울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일보 보도를 접한 뒤 출장 일정을 잡아 일진운수를 방문한 부산시 택시행정계 김정곤(52) 계장은 “조금 작은 자동차로 바꿨을 뿐인데 약 25%의 연료가 절감되고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으니 업계나 부산시에 이만한 효자가 없을 것”이라며 “올해 부산 택시 2만5,000대 중 1,000대를 작은 택시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 전무는 “업계는 그 동안 경영이 어렵다는 불평만 늘어 놓았지, 운영비를 줄이려는 노력은 게을리 했다”며 “시민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수익은 늘리고, 직원 복지를 증진시키는 1석2조의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택시운송사업조합 오세인(56) 기획관리실장은 “택시업계는 전체 운영비 중 연료비 비율이 10%를 넘어서면 정상 경영이 힘든 데, 현재는 그 비율이 20%를 넘는다”며 “조합원들이 이 보고서를 본다면 작은 택시에 대한 의구심도 사라지고 도입이 가속화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계장은 “시민 입장에서는 작은 택시가 중형택시와 똑 같은 요금을 받는다면 별 의미가 없다”며 “작은 택시의 적정 요금을 책정하기 위해 관련 부서와 연구 검토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뛰어난 경제성과 합리성을 지닌 작은 택시지만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불투명한 수요와 판매 마진을 이유로 완성차 업체들이 액화석유가스(LPG)를 쓰는 택시용 1,600cc급 차량은 생산하지 않기 때문이다. 때문에 택시 업체는 휘발유를 사용하는 일반 승용차를 산 뒤 LPG로 구조 변경해 운행하고 있다.

박 전무는 “구조 변경 등에 150만원 정도의 추가 비용이 든다”며 “완성차 업체들도 수익만 따질 게 아니라 에너지와 환경에 관심을 갖고 작은 택시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민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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